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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칼럼]초토화 된 암호화폐시장을 딛고

[이데일리 이정훈 증권전문기자] 암호화폐시장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1300% 넘게 뛰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들어서만 80% 이상 떨어졌다. 2만달러가 눈 앞이었는데 지금 가격은 4000달러 안팎이다. 많은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암호화폐공개(ICO)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용했던 이더리움은 더 심각하다. 연초 1400달러를 웃돌던 가격은 10분의1 토막도 안되는 110달러로 쪼그라 들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업계에선 곡(哭)소리가 나고 있다. 암호화폐에 투자한 개인들은 손절매할 기회도 놓쳤다. 크립토펀드 등 기관투자가들도 막대한 손실을 입고 실탄을 소진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이나 디앱(분산화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겠다며 ICO했던 스타트업은 앉은 자리에서 조달한 자금을 잃었다. 이제 자금을 조달해야 할 스타트업은 아예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나홀로 떼돈을 벌던 암호화폐 거래소도 뜸해진 거래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런데도 몇몇 암호화폐 강세론자들은 조만간 시장이 다시 가파른 상승랠리를 보일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암호화폐가 단기간 내 상승흐름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규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ICO 이전 단계에서 유틸리티형 토큰과 증권형 토큰을 엄격하게 구분하기 힘든데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사후 규제로 미등록 ICO를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징계하고 있다. 앞으로는 SEC에 미리 문의하고 로펌으로부터 엄격한 자문을 구해야 하다보니 ICO 프로젝트가 위축될 게 뻔하다. SEC 등록 인가를 얻고 진행되는 증권형토큰공개(STO)도 아직은 활발하지 않다.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로부터 드러난 작업증명(POW)의 한계와 소유 집중도 갈 길 먼 블록체인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암호화폐를 통한 지급결제 활용도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탈중앙화도, 확장성(scalability) 문제 해결도 아직은 요원한 일로 느껴진다. 당국 인가와 관리·감독을 받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등장도 멀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녹록지 않은 이유다.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신규 시장참가자들의 유입은 이런 의구심을 하나하나 걷어낼 때에야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그 전까지는 `많이 하락했으니 조금은 오르겠지`하는 투자자들의 단타에 의해 오르내리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성장에 대한 기대까지도 꺾인 건 아니다. 지난 28일 열린 `이데일리 블록체인포럼(EBF) 2018`에서 그 단초를 발견했다. 무엇보다 급락장에서도 행사장을 메운 청중들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스테이블코인과 지역화폐, 대학가화폐 등이 실생활에서 널리 쓰일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불편한 해외송금, 독점적인 에너지 관리,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 등 우리 삶의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프로젝트는 블록체인과 토큰 이코노미가 가져올 혜택을 입증했다. 투자자에게 보상하는 채굴형 거래소, 투자자들이 직접 상장 코인을 선정하도록 하는 대형 거래소, 개인간(P2P) 거래로 투명성을 높이고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지원하는 거래소도 암호화폐 거래소의 진화와 자정 노력을 잘 보여줬다.

폭락한 암호화폐 가격은 버블 우려를 낮춰준다. 합리적 가격은 기관투자가 유입을 부추길 수 있다. 엄격한 규제는 스캠과 각종 모럴 해저드를 걸러낸다. 까다로워진 투자자의 눈높이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분발과 각성을 촉구한다. 제대로 된 프로젝트들이 부각될 기회일 수도 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블록체인의 한계는 기술 발전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 초토화 된 암호화폐시장을 딛고 산업계 모두가 새롭게 출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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