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생활가전 브랜드 ‘모온’(MO-ON)의 문재화 대표는 모온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의 휴대전화 디자이너 출신으로 지난 2019년 첫 개인브랜드 모온을 론칭한 뒤 다이슨에 맞서는 무선청소기 ‘오비큠’으로 주목받았다.
|
모온의 첫 제품 오비큠은 문 대표에게는 자식과도 같은 제품이다. 문 대표는 휴대전화 디자이너였던 시절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폐휴대전화함에서 자신이 공들여 만든 초슬림형 디자인의 스마트폰으로 아이들이 딱지치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받았다고 했다. 동시에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모온의 가전제품들은 그 영향으로 공간에 놓았을 때 하나의 오브제처럼 보이는 뛰어난 디자인을 자랑하면서도 성능이 좋고 사용자 편의성도 높였다. 예를 들어 오비큠은 화이트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는 색상과 깔끔한 디자인이 눈에 띄지만 항공기에 사용하는 강력한 파워모터를 사용했으며 0.3㎛(마이크로미터)의 초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헤파필터 채용, 900g의 가벼운 무게 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세를 탔다.
|
신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매출을 높이기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문 대표는 “처음부터 제품을 판매할 때 비즈니스 모델에 다 계산이 되어 있으면 가능하다”며 “모온 제품은 처음부터 애프터서비스(AS) 비용까지 모두 감안해서 가격을 책정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일본·대만 등 해외진출 본격화…멀티탭 조명 등 신제품 출시 준비
모온은 애플의 사업구조를 표방해 제조를 직접 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제품을 ‘메이드인코리아’(Made in Korea)로 생산하고 있다.
제조를 맡고 있는 무궁화전자는 전체 임직원 중 70%가 장애사원으로 구성된 사회적 기업이다. 무궁화전자를 제조사로 선택한 데는 일반적인 제조업체보다 생산성이 떨어지더라도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을 만들고 싶었던 문 대표의 결심이 크게 작용했다.
모온은 무선청소기 외에도 물걸레청소기, 무선청소기, 미니조명 등으로 제품을 확대했다. 모온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별다른 신제품은 없었지만 지난해와 같은 실적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문 대표는 “직원 인건비를 제외하고는 모든 이익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며 “자신 있는 제품이 아니라면 많은 연구개발비가 들어도 출시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철학이다. 내년은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