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훼손한 사직단 안향청 권역, 27일부터 복원공사

제례 위해 향과 축문 등 보관하던 곳
76억원 투입, 2026년까지 복원 완료
  • 등록 2024-11-27 오전 9:43:18

    수정 2024-11-27 오전 9:43:18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일제강점기 훼손된 국가 제례공간 ‘사직단’의 안향청(安香廳) 권역에 대한 복원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7일 오후 2시 ‘사직단’의 안향청 권역에 대한 복원공사 착공식을 연다고 밝혔다.

사직단 안향청 권역 복원 조감도. (사진=국가유산청)
‘사직단’은 조선시대 토지와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주례’의 ‘고공기’에 실려 있는 ‘좌조우사’(左祖右社, 도성 궁문 밖 왼쪽에는 종묘를, 오른쪽에는 사직을 세운다는 원칙)에 따라 현재의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 1395년 건립됐다. ‘주례’는 중국 주나라 관제를 소개하는 경서이며 ‘고공기’는 이를 보완한 책이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 사직제례가 공식적으로 폐지되고 1920년대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사직단 건물과 담장이 철거되고 훼손됐다. 국가유산청은 2014년 사직단 복원정비계획를 수립하고 2015년부터 복원사업을 추진해 2022년 전사청 권역을 복원했고 제례동선도 정비했다.

이번 안향청 권역 복원공사에는 총 76억원을 투입하며 2026년 복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안향청 복원이 이뤄지면 사직대제 등 국가 행사에서 적극 활용해 제례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알리고 그 역사성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안향청 권역은 사직단 내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향과 축문 보관 장소이자 국왕의 재계(齋戒, 종교적 의식 등을 치르기 위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 공간인 안향청을 비롯해 제례를 수행하는 집사들이 머무는 방인 동·서 집사청, 행사용 악기 보관 장소인 악기고, 천막 보관 장소인 차장고, 그리고 안향청 권역으로 향하는 진입 통로이자 국왕 수행원이 머무는 공간인 중문채로 구성돼 있다.

현재 건물이 남아 있는 안향청은 고증자료 분석을 통하여 보수할 계획이며 나머지 5개동은 현 지형과 주변 도로 여건을 고려해 복원할 계획이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이번 안향청 권역 복원공사를 통해 국가유산으로서 사직단의 역사적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궁능 복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궁능의 고유 가치를 보존·계승하고 국민을 위한 다양한 역사문화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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