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포스트 누리호'는 민간주도 우주혁명으로

누리호로 7대 우주강국 도약..300여개 기업도 역할
민간우주시대 전환 본격화..KAI·한화 등도 '군침'
우주벤처들도 성장..실질적 우주 산업 키워내야
  • 등록 2022-06-23 오후 1:45:33

    수정 2022-06-23 오후 6:55:18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지난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로 날아올랐다. 세계 일곱 번째로 1톤급 이상 실용위성을 우리 땅에서 우리가 만든 발사체로 쏘아 올렸다. 우주기술 독립의 물꼬를 튼 것이다.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사진=이데일리)
누리호 개발에는 국내 3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핵심부품 개발과 제작을 담당했다. 주요 30여 개 기업에서만 500명의 인력이 참여했다고 한다. 누리호 총사업비(1조 9572억원)의 약 80%인 약 1조 5000억 원을 산업체에서 썼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은 민간 우주시대로 나가는 계기가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연내 체계종합기업을 선정해 로켓 설계부터 제작, 발사, 관제까지 모두 담당하는 ‘한국판 스페이스X’로 키울 계획이다.

그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사업을 수주해 주요 부품을 제작하는데 머물렀던 기업들이 이제 우주개발의 주인공으로 전면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체계종합기업이 되면 오는 2027년까지 네 차례 누리호 반복발사를 주도하게 된다. 체계종합기업 선정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 유럽 등 우주 강국에서 시작된 ‘민간주도 우주혁명(New Space)’과도 들어맞는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와 제프 베조스 블루오리진 설립자와 같은 억만장자가 우주산업에 뛰어들면서 재사용 발사체 개발 등이 이뤄졌다. 우주개발에 진입 장벽을 낮아지면서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수많은 벤처가 나왔고, 우주 상업화 시대가 개막했다.

국내 우주 벤처기업들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연말 브라질에서 하이브리드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릴 예정이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도 대규모 투자를 받는 등 새로운 우주시대 주역을 꿈꾸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누리호 성공을 축하하며 항공우주청 설립과 우주산업 지원을 약속했다. 이러한 기조가 젊은이들의 우주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지도록 ‘4차 국가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만드는데 더 신경 썼으면 한다. 기업들이 우주개발에 대한 꿈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우주 인프라 개방 등을 이뤄야 한다.

누리호 발사 장면.(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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