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송전탑도 철거 착수…'남북 단절 일환'

북한 군인들 경의선 일대 송전선 정리 모습 포착
통일부 "불법적 재산권 침해 중단해야"
  • 등록 2024-11-26 오후 1:38:37

    수정 2024-11-26 오후 7:07: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북한이 개성송단에 전력공급을 하기 위해 우리 측이 세운 송전탑을 철거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26일 합동참모본부와 통일부 등에 따르면 우리 군은 북한군 수 명이 지난 24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이북 경의선 일대에 설치된 송전탑에 올라 송전선을 잇는 모습을 포착했다.

철탑 형태인 송전탑은 북한이 지난달 15일 폭파한 경의선 도로에서 개성공단까지 수백m 간격으로 세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송전탑은 우리 측이 설치했다. 앞서 한전KPS(051600)는 지난 2007년 1월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총 48기의 송전탑을 완공했는데 이 중 15기가 북측에 있다. 경기도 파주의 문산변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개성의 평화변전소가 받아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송전탑은 그동안 남북 분위기에 따라 전력이 공급됐다 끊어졌다를 반복하다 지난 2020년 6월 북한이 개성공단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전력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군은 북한이 송전선 제거에 이어 송전탑 철거에서 본격 나설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까지 이어지는 고압선을 절단해 땅에 쌓아놓은 상태”라며 “송전탑은 아직 건드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이어 “송전탑 하나에 6가닥의 고압선이 있고 지지하는 선이 2개 더 있는데 그 선을 자른 것”이라며 “MDL 이북에 있는 첫 번째 송전탑에서 선을 잘랐고 북한 쪽에 있는 전선을 거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송전선 제거 또한 북한이 지속 이어가고 있는 남북 단절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한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규정했고 이와 함께 남북 간 평화 상징물을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북한은 지난 3월 동해선 도로펜스를 제거했고 4월에는 경의선 도로의 가로등을 철거했다.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는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구조물을 세우고 지뢰를 매설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지난 10월 15일에는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를 폭파하는 등 요새화 작업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관계를 중단한다는 물리적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불법적 재산권 침해 행위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며 “단호히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국자는 북한을 상대로 관련 소송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협의해 나가겠지만, 구체적으로 방향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으로 이어지는 송전탑과 폭파로 훼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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