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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그래프 역시 우상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 금리는 9일 연 4.53~6.39% 수준이다. 이달 초인 3월 2일과 비교하면 금리 수치엔 차이가 없지만, 시중은행 두 곳이 불과 7영업일 만에 상·하단 금리 수준을 높였다. 고정 금리 상품은 금리도 오름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8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 고정 금리는 연 4.66~6.37%로 나타났다. 지난달 3일(4.13∼6.64%)과 비교하면 최저 금리가 0.53%포인트 상승했다.
당국의 금리 상승 자제령에 주춤했던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미 연준이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고정금리 지표로 사용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 이를 선반영한다는 특징도 있어 금리 전망이나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들이 나오는 대로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시장은 3월 FOMC를 앞두고 나온 파월 의장의 발언을 ‘빅스텝 단행 가능성’으로 해석했다.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 금리인상 폭을 베이비스텝으로 조정했는데, 연말 금리 전망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만큼 이달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대출 금리 상승세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 연준의 연말 기준 금리인상 조정 폭이 확대될 가능성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이 재기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면 현재 5~6% 수준인 대출금리가 7%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주담대 고정금리 지표인 은행채 금리가 뛰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내달 기준금리까지 인상하면 변동금리 지표인 코픽스 금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과 한은의 기조가 한동안 이어지면 대출금리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직원은 “금융채랑 연동된 대출상품들은 한동안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올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상승세가 확실시되고 이번 연준 발언이 시장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온 만큼 시장금리와 대출금리에 지속적으로 상승 자극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