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조태열 장관 "尹에게 비상계엄 조치 쪽지 받았다"

외교장관 "'재외공관' 단어 외 구체적 기억 안 나"
부총리엔 '유동성 확보' 등 지시…"종이 폐기하지 않아"
  • 등록 2024-12-13 오후 4:52:53

    수정 2024-12-13 오후 4:52:53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사항이 담긴 문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이 같은 문서를 한 장 받았다고 전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본회의에 출석해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제공]
13일 조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질문에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일(3일) 오후 9시경 대통령 집무실에 도작하여 오후 10시 40분에 떠났다고 하는데 1시간 40분 동안의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하자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오후 8시50분 정도에 도착해 9시쯤 집무실로 안내받아 들어가 보니 네댓 분의 국무위원들이 미리 와 계셨다”며 “앉자마자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고 대통령님이 말씀하시면서 종이 한 장을 주셨다. 그 속에는 외교부 장관이 조치할 간략한 지시 사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당시 집무실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있었다고 했다.

조 장관은 문서 내용 중 ‘재외공관’이라는 단어만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상세한 것은 아니고 서너 줄로 돼 있어서 구체적으로 기억을 못한다”며 “특별한 내용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이런 상황이 있으면 일반적으로 했을 조치라고 생각해서 내려놓았고, 놓고 나와서 갖고 있지도 못하다”고 했다.

조 장관은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없었냐’는 이 의원 질문에 “그런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표한 뒤에 종이 한 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대통령이) 계엄을 발표하고 들어와 참고하라고 접은 종이 한 장을 주셨다. 경황이 없어 주머니에 넣고 (대통령실을 나와) 시장 상황을 챙겨야 해 (기재부) 간부 회의하러 가는 길에 차관보에게 갖고 있으라고 줬다”면서 “당시 외환시장도 열려 있었고 시장 상황에 대비해야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장관은 “간부회의가 끝날 때쯤 차관보가 ‘아까 저한테 주신 문건이 있다’고 해 리마인드 시켜줘서 그때 확인을 했다”며 “(종이에는) ‘비상계엄 상황에서 자금 유동성 확보를 잘하라’ 등의 내용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이 종이를 폐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무위원들은 이날도 비상계엄 선포 전 여러 차례 윤 대통령을 만류했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은 “여러 차례에 걸쳐서 외교적 파장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난 70여 년간 쌓아올린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도 있을 만큼 심각한 사안이니 재고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어제 담화 내용에서 밝히신 것과 같은 취지의 내용을 말씀하시면서 ‘이건 나의 판단에서 하는 거다’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으셨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 역시 “저는 계엄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에게)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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