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빠른 개미들…증시 바닥 찍자 ‘이것’ 사들였다

한 주간 개인 순매수 1위 'KODEX 레버리지'
반등 노린 전략 유효…향후 전망은
"여전한 정치적 불안심리…저점 다지는 국면"
  • 등록 2024-12-11 오후 5:40:27

    수정 2024-12-11 오후 10:40:51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추락하던 국내 증시가 반등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발 빠른 투자자들은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낙폭이 과대하다는 인식 속에서 국내 증시가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과 투자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다만 증권가에서 국내 증시가 당분간 정치권 영향 아래서 저점을 다지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함에 따라 레버리지 ETF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12월 4~11일)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큰 규모로 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 코스닥 150레버리지’로 1939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2위는 ‘KODEX 레버리지’로 1661억원 순매수했다. 이밖에 지수를 1배수로 추종하는 ‘KODEX 200’과 ‘KODEX 코스닥 150’에도 각각 568억원, 323억원 규모의 개인 투자자 순매수 자금이 들어오면서 주간 순매수 순위 각각 4위와 7위를 기록했다.

KODEX 레버리지는 코스피200 지수의 일일 변동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 역시 코스닥150 지수의 일일 변동률 2배를 따른다. 통상 투자자들은 증시가 횡보 구간을 거치지 않고 급반등을 하거나, 상승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방법으로 레버리지 ETF를 활용한다. 다만, 일일 변동률 기준이기 때문에 장기 보유 시 ‘변동성 손실’이 발생한다.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은 비상 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양시장에서 ‘패닉 셀(공포 매도)’ 모습을 보였지만, 일부 발 빠른 개인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ETF을 대거 사들이면서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있다. 개인들은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코스피를 4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2조 162억원을 팔아치웠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의 반등세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현재까지는 레버리지 ETF를 사들인 투자자들의 전략이 먹히고 있는 모습이다. 비상계엄부터 탄핵 정국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지난 9일 하루에만 코스피는 2.78% 하락했고, 코스닥은 5.19% 떨어졌지만, 이후 빠르게 튀어 올랐다. 코스피는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연이틀 오름세를 나타내며 240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도 이틀간 7.80% 급등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KODEX 레버리지는 6.02% 올랐고,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는 9.71% 상승했다.

이 같은 빠른 반등세는 정치적 불안이 수습되려는 분위기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여전히 정치적 혼란을 주가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도 “이제 주식시장에서는 실체 없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직면한 이후 그 불확실성의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유의미한 상승 추세가 아닌 기술적인 반등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상승 추세가 이어지기보다는 저점 구간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저점을 확인했다는 것은 고무적이고,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추가 하락 공간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전히 정치적 불안심리가 남아 있어 등락을 이어가며 저점을 다지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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