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008930) 대표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채무 불이행 때문에 불가피하게 매각했다는 게 임 대표의 입장이다.
|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사진=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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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4일 임종훈 대표의 보유주식이 105만주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임 대표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9.27%에서 7.85%로 변동된다.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의결권은 9.27%로 유지된다.
이번 주식 매각에 대해 회사 측은 “송영숙 회장이 임종훈 대표에게 갚을 돈을 변제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회장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임종훈 대표가 자녀들의 주식까지 담보로 잡혀가며 마련한 296억여원을 대여했다”며 “이후 송 회장은 돈이 생기면 갚겠다며 상환을 차일피일 미뤘고, 최근 3자연합을 결성하며 신동국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 대량의 자금이 발생했음에도 임종훈 대표의 변제 요청을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식 매각은 지난 5월 3일 한미그룹 오너 일가가 공동으로 국세청에 제출한 납부기한 연장 신청 시 밝혔던 외부투자 유치 불발 시 상속세 납부계획에 따른 것이다. 임 대표를 포함한 송 회장,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은 공동 결의를 통해 지난 5월 국세청에 납기기한 연장을 신청하며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 측은 “이후 신동국 회장의 변심과 외부세력의 개입까지 이뤄지며 이른바 ‘3자 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이 결성됐고, 투자 유치가 성사되지 않았다”고 했다.
임 대표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량을 시간외 블록딜로 매각했다”며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주주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이 2020년 8월 별세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2308만여 주가 오너가 가족(송영숙·임종윤·임주현·임종훈)에게 상속됐다. 이에 따라 당시 지분가치를 기준으로 약 5400억 원의 상속세가 부과됐다. 상속인들은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기로 했으며, 상속세 납부 기한 연장 신청을 통해 올해 4차 납부분의 기한은 이날(15일)까지로 연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