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에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팜이데일리가 미국 리커전파마슈티컬스, 인실리코메디신 등과 같은 기업의 성공 방정식을 분석해봤다.
7일 AI신약개발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AI로 발굴한 약물을 임상 2상에 진입시킨 건수는 1건(이노보)에 그쳤다. 해외에선 대표적인 기업인 리커전(4건), 인실리코메디신(2건) 이 두 기업의 성과만 6건에 달한다.
매출로 봐도 리커전은 작년 약 823억원(yoy 32%), 슈뢰딩거는 약 3036억원(20%)에 달했지만 국내 상장사인 파로스아이바이오(0원), 신테카바이오(1억원) 등은 미미했다.
|
이런 차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외의 AI신약개발 기업은 ‘엔드투엔드 AI’ 모델로 방식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엔드투엔드 방식은 후보물질 발굴에 초점을 맞춘 1세대 방식이 아니라 약물 디자인부터 임상 분석까지 가능한 방식이다.
|
김우연 전 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센터장(히츠 대표)은 “글로벌 AI신약개발 업계에선 ’환원주의‘ 방식으로 접근하는 추세”라며 “현 상황에서 인간의 세포 전체를 분석·학습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요소별로 나눠 접근하고 충분한 데이터가 누적되면 이런 기술들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이 개발된다”고 설명했다.
AI 신약개발도 고품질 학습 데이터 확보가 중요한 성공 요소
또 다른 성공 공식은 ’차별화된 AI 학습 데이터‘다. 모든 AI의료 플랫폼이 그렇듯 정제된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기업이 고도화된 AI 플랫폼을 가질 수 있는데 이 지점에서 미국 기업이 우위를 보였다는 것이다.
|
김수민 LG경영연구원은 고품질 신약개발 데이터를 얻는 것이 어렵지만 AI신약개발 플랫폼 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신약개발 권위자인 블라디미르 마카로브 박사도 27개 신약개발 공개 데이터 중 단 4개만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며 “자신의 신약개발에 맞는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파트너십을 확장하거나 자체 실험실을 통해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커전의 경우 유전자 라이브러리 제공업체인 에나민, 템퍼스 등과 협력해 360억개 화합물에 대한 단백질 표적을 예측하며 크게 고도화됐다”고 덧붙였다.
|
김우연 전 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센터장(히츠 대표)은 “바이오 분야는 DNA부터 RNA, 단백질에 이르기까지 시스템이 매우 복잡하다. 더구나 세포마다 사람마다 종마다 환경이 다르다”며 “이렇게 복잡하면서도 다양한 시스템을 AI가 이해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국내 기업도 데이터 확보가 성공의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