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멈춘 조단위 M&A…가격 괴리에 줄줄이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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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SP·CJ바이오 등 조(兆)단위 빅딜 무산 행렬
매도·매수자 간 눈높이 괴리만 심화
  • 등록 2025-05-14 오전 7:23:08

    수정 2025-05-14 오전 7:23:08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거래가 예상됐던 조단위 이상 대형 매물이 줄줄이 좌초되면서, 매각자와 원매자 간 눈높이 차이만 확인하는 모습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반도체 장비회사 HPSP의 매각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보유 중인 HPSP 지분 40%를 2조원 이상에 매각할 것을 기대했으나 가격 조건에 부합하는 최종 인수 후보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초 예비입찰 단계에서는 복수의 예비입찰자를 확보했지만, 대부분의 원매자가 써낸 가격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내 HPSP외에도 매각이 무산된 딜은 여럿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이 추진한 5조원 규모의 바이오사업부 역시 예비입찰에 들어온 원매자들과 가격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끝내 철회됐다. 유력 원매자로 꼽혔던 MBK파트너스나 중국계 원매자들 모두 CJ제일제당이 원하는 수준의 몸값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의 브라질 농축대두단백 생산 기업인 CJ셀렉타 매각도 최근 무산된 바 있다. 지난 2023년 매각 계약 체결 당시 매각가는 4800억원이었으나 딜이 완료되지는 못했다.

저조한 분위기가 지속되다보니 시장에서는 나와 있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클래시스, 효성화학 사업부 등 조 단위 매물들도 연내 매각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특히 대형 매물일수록 해외 전략적 투자자(SI)나 글로벌 사모펀드(PEF)의 참여를 노리지만, 올해 들어 외국계 자금 유입도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환율 측면에서는 한국 자산이 저렴해 보일 수도 있지만, 미국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있어 글로벌 펀드들은 자금 집행에 매우 신중해졌다”며 “국내에서 기대하던 외국계 원매자들의 실탄도 사실상 잠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4년 국내 M&A 거래 건수는 총 326건, 거래금액은 37조97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317건, 34조9853억원) 대비 각각 2.8%, 8.5% 증가한 수치지만, 대부분 중소형 거래 중심이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만연하다.

업계에서는 현재 시장을 ‘가격을 맞추지 못해 멈춘 시장’으로 평가한다. 금리인하 기조이긴 하지만 미국발 거시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매도자들이 호황기 밸류에이션을 기대하니 딜 성사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PEF운용사 대표는 “이제는 단순히 자산의 질이나 사업성보다, 얼마나 현실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하느냐가 딜 성사의 핵심 요건이 됐다”며 “2025년에도 대형 거래는 상당 부분 조정과 재협상, 유찰을 거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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