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금기를 깨다

넷플에 맞선 국내 OTT 생존법
티빙, tvN 사극 '원경' 19금 버전 서비스
청불 학원물 '스터디그룹'도 화제
웨이브, 잔혹·살벌 서바이벌 '피의게임' 인기
'15세 버전' 위주 제작 관성 깨고
장르 확장·콘텐츠 차별화 승부수
  • 등록 2025-02-20 오전 6:00:00

    수정 2025-02-20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장르를 넓히고 콘텐츠를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신규 구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 동안 보수적인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터부시됐던 청소년관람 불가등급(청불) 신작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15세 버전 제작’이라는 관성적 접근법에서 벗어나야 보다 대중적인 작품이 나올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원경’ 포스터(사진=티빙)
원경·스터디그룹 등 차별화 전략 먹혀

19일 OTT업계에 따르면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무기로 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들의 파상 공세에 맞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OTT라는 플랫폼의 특성을 살린 콘텐츠들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최근 방영된 티빙의 ‘원경’은 플랫폼의 성격을 잘 파악한 콘텐츠로 꼽힌다. 15세 시청 버전은 tvN을 통해, 19세 시청 버전은 OTT인 티빙을 통해 투트랙으로 분리 편성하는 등 독특한 방영 방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학교가 배경인 장르물 ‘스터디그룹’도 OTT이기에 가능한 연출과 대사들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터디그룹’은 학원물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40대 이상 중년층에서 유독 사랑받고 있다. 웨이브도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는 장르인 두뇌 서바이벌을 한층 더 잔혹하고 살벌하게 다룬 ‘피의 게임’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피의 게임3’ 포스터(사진=웨이브)
토종 OTT, 어려움 지속 전망

수년간 티빙, 웨이브, 왓챠 등 토종 OTT들은 배우들의 출연료 급등, 광고시장 위축 등으로 제작 환경이 악화됐다. 2019년 론칭한 웨이브는 2021년 자회사 ‘스튜디오웨이브’를 설립하고 예능·드라마 IP(지식재산권)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약한 영웅’, 이나영의 복귀작 ‘박하경 여행기’, ‘트레이서’ 등으로 인기몰이를 했지만, 적자가 쌓이며 스튜디오웨이브를 청산해야 했다.

티빙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0년 독립출범 후 영화 ‘욘더’, ‘서복’, 예능 ‘환승연애’ 시리즈, ‘크라임씬 리턴즈’, 드라마 ‘몸값’, ‘운수 오진 날’, ‘이재, 곧 죽습니다’, ‘피라미드 게임’ 등을 선보이며 콘텐츠 제작 능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2020년 61억 원 △2021년 762억 원 △2022년 1191억 원 △2023년 142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하반기 SBS, KBS, MBC 등 지상파 3사와 웨이브가 체결한 콘텐츠 독점 계약이 만료된 가운데 SBS가 넷플릭스에 구작과 신작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토종 OTT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스터디그룹’ 포스터(사진=티빙)
“콘텐츠 영역 넓히는 시도 계속 돼야”

이에 토종 OTT들은 청불 콘텐츠 등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와 색깔의 작품들을 과감하게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간 보수적인 사회적 분위기와 심의로 인해 청불 등급 드라마가 거의 제작되지 않았던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콘텐츠가 15세 버전으로 제작을 해왔던 관성이 있는데, 최근 토종 OTT는 이런 관성을 깨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청불 콘텐츠의 제작은 새로운 콘텐츠를 찾기 위해 영역을 넓히는 차원에서 필요한 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한국 콘텐츠는 주로 TV를 통해 공개됐는데, TV는 시청제한이 있는 만큼 ‘청불’ 콘텐츠의 시도를 하지 않았다”며 “OTT가 생겨나고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만큼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OTT라는 새로운 기회가 생긴 만큼 창작자들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평론가는 “한국 창작자들은 ‘15세 이상 콘텐츠는 안돼’라는 자기검열을 하기 시작하면 그동안 제작된 작품들과 비슷한 결의 작품만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OTT라는 새로운 환경이 구축된 만큼 윤리적인 잣대로 콘텐츠를 접근하기보다 대중적이고 재미를 높일 수 있는 작품을 우선으로 생각해야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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