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안보 관련 취임 일성이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아무리 비싼 평화도 전쟁보다 낫다”면서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낫고, 싸울 필요 없는 평화가 가장 확실한 안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GDP의 2배에 달하는 국방비와 세계 5위 군사력에, 한미군사동맹에 기반한 강력한 억지력으로 북핵과 군사도발에 대비할 것”이라며 “북한과의 소통 창구를 열고 대화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역설했습니다.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도 이 대통령은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든든한 평화 위에 민주주의와 번영이 꽃피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주권정부’를 내건 이재명 정부 5년은 대북 관계를 적대와 대결에서 화해·협력으로 전환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9·19 군사합의 복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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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북미정상회담이 중단되고 북한이 9·19 군사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했습니다. 20여건이나 합의사항을 명시적으로 위반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대북 강경 일변도였던 윤석열 정부는 북한 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상응 조치로 9.19 군사합의 중 접경지역 ‘비행금지구역’을 해제했습니다. 이에 북한은 아예 9.19 군사합의 전면 폐기를 선언했습니다.
군사적 긴장을 낮춰 상호 간 기습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을 조정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이 과정에서 은폐나 거짓 의혹이 제기되서는 안됩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 실현을 위한 조치로 남북 군 당국이 진행한 GP 철수는 여전히 논란입니다. 남북 간 GP 거리가 1㎞ 이내에 있는 곳 11개를 우선 시범적으로 없애기로 했는데, 북 GP 불능화 검증이 부실했을 뿐만 아니라 조작까지 한 정황이 있다는 것입니다.
北 GP 부실 검증 의혹…‘가짜 평화쇼’ 논란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2018년 12월 합동참모본부 작성 ‘북한 파괴 GP 검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2월 12일 오전 당시 우리측 GP 현장검증단이 불능화 한 북한 GP를 확인하려 했지만 북측의 거부로 인해 지하시설과 총안구 등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돼 있습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도 검증 과정에 참여한 군인들이 상이한 주장을 제기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당시 정부가 조작된 보고서에 서명까지 강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유 의원 등이 “가짜 평화쇼를 벌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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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대화 채널 재구축과 9·19군사합의 복원 등을 추진하면서 정치적 이득과 성과에만 매몰될 경우 국민들의 불신은 물론 안보 불안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9.19 군사합의가 취지야 어쨌든지 간에 결과적으로 북한에만 좋은 합의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반대로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은 ‘공염불’이라는 지적을 받습니다. 대북 정책 전환에 있어 국민적 의구심 해소와 실현 가능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