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 금리 인하를 촉구하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 가능성까지 언급한 가운데 연준 인사가 “연준의 신뢰성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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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0일(현지시간) 미 CBS와 인터뷰에서 “경제학자들은 통화 정책이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한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독립성은) 이론뿐만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국가들을 보면 알 수 있다”면서 “그런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높고, 성장은 느리며, 고용 시장은 나쁘다. 통화정책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환경으로 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파월 의장 관련 질문에 “내가 그를 내보내고 싶다면 그는 아주 빨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면서 “나는 그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월 의장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을 문제 삼으면서 “파월의 해임은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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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스비 총재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질문에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는 기업인들이 기대했던 것 보다 확실히 더 강했지만 거기엔 많은 물음표가 있다”면서 “90일 상호관세 유예 이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평가를 유보했다.
관세 정책으로 인해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과 관련해 그는 “단기적으로 경제 활동의 왜곡이 일어날 수 있지만 여름쯤에는 수요가 이미 앞당겨졌기 때문에 다시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관세 정책과 관련된 훈란스러운 국면을 잘 넘긴다면 장기적으로 글로벌 무역의 새로운 황금기가 열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4월로 접어들기 직전까지 실물 경제 지표는 꽤 괜찮았다”면서 “단지 사람들은 2021~2022년처럼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했던 시절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선제적 재고 확보라는 행동으로) 강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