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재는 이날 오전 8시 25분부터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1라운드에서 4오버파 75타를 쳤다. 100위권밖에 자리해 2라운드서 2~3언더파를 쳐야 본선 진출을 기대하는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컷 통과 기대가 커졌다. 서원밸리 골프장의 11번홀은 평소엔 파5 홀로 사용하지만, 이번 대회 기간에는 514야드의 긴 파4 홀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1라운드에선 버디가 1개도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까다로웠다. 임성재는 티샷을 301야드 보냈고, 209야드 지점에서 친 두 번째 샷을 홀 6m에 붙인 다음 버디 퍼트를 넣었다. 11번홀에서 나온 1호 버디였다.
점수가 순식간에 6오버파로 치솟아 컷오프 기준에서 더 멀어졌다. 하지만, 팬들은 임성재의 경기 하나하나에 환호했다. 16번홀(파5)에선 벙커에 빠진 공을 쳐서 홀 1m에 붙여 버디를 만들어 내자 코스가 떠나갈 듯 함성이 터졌다. 1번홀(파4) 보기에 이어 3번홀(파5)에서도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들어갔지만, 벙커샷이 홀에 들어갈 뻔하자 큰 함성이 터졌다.사흘 전 귀국해서 대회에 나오는 강행군으로 비록 우승 경쟁에선 멀어졌다. 그러나 두 번의 벙커샷은 월드클래스의 경기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7번홀(파5)에서 1타를 더 줄여 마지막까지 힘을 냈다. 1타를 더 줄이면 컷 통과의 희망을 살릴 수 있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약 2m에 붙였다. 모두가 퍼트 성공을 기대했다. 아쉽게 퍼트가 빗나갔고 팬들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더는 타수를 줄이지 못한 임성재는 예상 컷오프보다 2타가 더 많은 4오버파 146타를 적어내고 먼저 경기를 끝냈다.
경기 뒤 임성재는 “어제보다는 샷감이 훨씬 좋았지만, 잘 친 샷도 거리가 안 맞으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며 “또 3퍼트 등의 잔실수가 나오면서 분위기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경기가 끝난 뒤에서 팬들은 임성재를 기다렸다. 클럽하우스 앞에는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로 긴 줄이 생겼다. 임성재는 환하게 웃으며 팬들과 만났다. 경기 내용에 실망하기보다 팬들의 마음을 더 생각하는 월드클래스의 품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