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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노인 주거 모델은 실버타운이나 공공 임대주택이 주를 이루며 대부분 돌봄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신노년세대는 다르다. 이들은 단순한 돌봄이 아닌 배움과 성장, 사회적 교류와 기여를 원한다. 기존의 노인 주거 시설이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만큼 보다 개인화한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모델이 필요하다.
UBRC 개념은 1980~1990년대 미국에서 등장했으며 200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대표 사례로 2000년 설립한 라셀 빌리지(Lasell Village)가 있다. 이후 시대 흐름에 맞춰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한국은 향후 10년간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르게 초고령사회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제 UBRC 도입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실행을 위한 논의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UBRC의 주요 장점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UBRC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대학이 보유한 유휴 부지를 활용해 거주·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시니어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대학의 역할을 확장하는 것이다. 학생수 감소로 인해 대학 간 통폐합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관점에서 대학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기존 시니어 주택의 한계를 극복한다.
셋째,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촉진한다.
UBRC는 대학, 지역사회, 시니어 세대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다. 대학생과 시니어 입주자 간의 세대 간 교류를 촉진하고 지역 주민에게도 개방된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다.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다세대가 공존하며 배움과 나눔이 이뤄지는 혁신적인 커뮤니티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부 대학에서는 이미 UBRC 사업을 구체화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조선대는 캠퍼스 내에 약 700세대 규모의 시니어 주거시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명대는 정문 주변에 약 600세대 규모의 UBRC를 계획 중이다. 이들 대학은 노인과 대학생 간의 경험 공유, 평생학습, 그리고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행복한 은퇴 생활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헬스케어 센터와 협력해 고령자의 건강 관리 서비스를 통합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UBRC는 단순한 주거 모델이 아니라 ‘배우며 나이 드는 시대’를 실현하는 핵심 인프라가 돼야 한다. 이 혁신적인 모델이 한국 사회에서 자리 잡는다면 우리는 초고령사회에서도 배움과 성장, 그리고 세대 간 상생이 실현되는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주거·배움·의료·사회적 기여가 통합된 신노년 시대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더욱 활발하고 의미 있는 삶을 원하고 있는 만큼 이는 한국 사회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중요한 대안이다. 이를 통해 대학은 학생수 감소로 인한 재정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는 초고령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UBRC는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다. 이제 한국 사회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반드시 도입해야 할 핵심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