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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약 35%에 이르며, 고령 1인 가구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20%를 넘어서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매년 수천 명에 이르는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의 재산은 상속인을 찾지 못해 국고로 귀속된다. 아직 일본처럼 구체적인 금액 통계가 체계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인구 구조의 변화 속도를 고려하면 향후 국고 귀속 재산 규모는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혼자 사는 고령자들을 중심으로 자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유산기부’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본승계기부협회가 발표한 ‘유산기부 백서’에 따르면, 2013년 유산기부 건수는 369건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1040건으로 많이 늘어났다. 단순한 가족 상속을 넘어 공익을 위해 재산을 남기려는 선택이 하나의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산기부란 자기 재산 전부 또는 일부를 사후에 공익기관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개인이 평생 축적한 재산의 규모도 커지고 있는 만큼, 유언을 통해 상속재산의 귀속 방향을 미리 결정하는 일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유언 없이 사망할 경우, 재산은 민법상 법정상속 순위에 따라 이전되거나, 상속받을 사람이 없다면 최종적으로는 국가에 귀속된다. 평생의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이 자신의 가치관과 감정에 무관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유산기부에 대한 세제 혜택 부족 △상속인과의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 △유언장 작성과 상속 절차의 복잡성 등이 주로 지적된다. 유산기부를 하고자 하는 의지는 존재하지만, 제도적 기반과 사회적 환경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 ‘레거시 10(Legacy 10)’ 제도는 유산의 10%를 기부할 경우 상속세를 감면해 주는 제도로, 유산기부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역시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상속세 인센티브 도입과 제도 개선을 검토할 시점에 와 있다.
결국 유산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유언장 작성 문화의 확산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치매 등으로 판단 능력이 저하되기 이전, 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 자기 재산을 사회에 어떻게 남길 것인지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아울러 유산기부에 실질적인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기부가 부담이 아닌 선택이 되도록 해야 한다. 유산기부는 죽음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마무리에 대한 문제다. 가져갈 수 없는 재산을 사회를 위해 유익하게 사용하는 선택이 자연스러워질 때, 우리 사회의 상속 문화 역시 한 단계 성숙해질 것이다.
■조용주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사법연수원 26기 △대전지법·인천지법·서울남부지법 판사 △대한변협 인가 부동산법·조세법 전문변호사 △안다상속연구소장 △법무법인 안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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