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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는 2사 2루 상황에서 최근 잘 맞고 있는 엘리엇 라모스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내고 이정후와 승부를 택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그냥 당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애리조나 왼손 불펜 투수 조 맨티플라이의 4구째 몸쪽 낮게 들어오는 커브를 가볍게 걷어올려 오른쪽 외야 펜스를 넘겼다. 비거리는 107m, 타구 속도는 101.2마일(약 165km)이었다. MLB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가 친 타구는 빅리그 30개 구장 중 24곳에서 외야 담장을 넘기는 확실한 홈런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인 오라클파크는 좌타자가 홈런을 치기 어려운 곳이다. 홈플레이트에서 우측 펜스까지 거리가 94m에 불과하지만 우중간은 상당히 깊고 변칙적인 모양으로 돼있다. 게다가 우측 외야 펜스는 무려 7.3m나 돼 홈런이 좀처럼 나오기 어렵다. 이정후도 마찬가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정후가 때린 홈런 4개는 모두 원정경기(양키스타디움 3개, 리글리필드 1개)에서 나왔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4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날 이정후는 스리런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5회말과 6회말에는 삼진, 좌익수 직선타로 물러난 이정후는 8회 마지막 타석에서 호쾌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최근 타격 슬럼프 탈출을 알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홈런 활약에 힘입어 애리조나에 10-6으로 승리, 최근 4연패에서 벗어났다.
한편, LA다저스에서 주전 경쟁을 벌이는 김혜성(26)은 대타로 출전했으나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김혜성은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어슬레틱스와 홈경기에서 1-9로 뒤진 8회말 무키 베츠를 대신해 대타로 등장했지만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304(23타수 7안타)로 소폭 내려갔다.
다저스는 선발 랜던 낵이 5회도 채우지 못하고 4⅔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진데 이어 타선도 1점을 올리는데 그쳐 무릎을 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