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의 해 캠페인은 방문 수요를 늘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 외에 지역사회에 관광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숙박, 교통, 음식 등 지역 내 인프라와 서비스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려 소비를 촉진하고,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
하지만 캠페인이 원하는 성과를 내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예산 집행의 비효율성이다. 벌써부터 일부 지자체는 수억 원에 달하는 캠페인 예산을 홍보 마케팅에 배정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외부 인사 초청 등 많은 예산을 선포식에 쏟아부어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는 사이 지역 방문을 유도하고 만족도를 높여줄 인프라 개선, 매력적인 프로그램 개발 등과 같은 필수 사업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여러 도시들이 한꺼번에 캠페인 경쟁에 나서면서 집중도와 관심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를 극복하려면 지역만의 특색을 살린 독창적인 콘텐츠 개발이 필수지만,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도 부족한 데다 검증된 결과를 선호하는 안전 지상주의 문화에 뻔한 계획과 결과물만 내놓고 있다.
한 지자체 관광과 담당자는 “도전적인 시도나 창의적인 접근보다 다른 지역의 성공 사례가 더 주목받는 분위기”라며 “이런 식으로 베끼기다 보니 지역만 다를 뿐 내용은 엇비슷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고 꼬집었다.
방문의 해 캠페인이 제대로 작동돼 제 효과만 낸다면 지역관광은 다변화하고 경쟁력은 올라갈 것이다. 서울, 제주 등 특정 지역에 편중된 한국 관광의 구조적 문제를 푸는 해법도 될 수 있다. 이제 막 발걸음을 뗀 ‘방문의 해’ 캠페인이 예산 효율화, 콘텐츠 차별화, 지역 간 협력, 지속 가능한 정책을 통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실질적인 지역 관광 발전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