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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는 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 3개사에 출구조사를 맡겼는데 종편 포함한 방송사 예측 중 가장 격차가 컸다. 방송 3사 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51.7%, 김문수 후보 39.3%로 예측, 두 후보 간 격차가 12.4%p로 실제 득표율 격차와는 4.13%p나 차이가 났다. 출구조사라고 했지만 사전투표 출구조사 불가 규제 때문에 전화면접 조사와 혼용하면서 발생한 일이다.
우세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실제보다 2.28%p 더 높게 예측했고 열세 후보인 김문수 후보는 1.85%p 더 낮게 예측했다. 전형적인 샤이 열세 표심, 샤이 보수 현상이 나타난 결과다.
예측 조사의 형태는 아니었으나 선거일 직전 3000명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방송인 김어준이 설립한 여론조사꽃의 조사도 실제 1·2위 격차와 7.5%p 차이를 보였는데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은 잘 맞았으나 김문수 후보 표심은 잘 안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샤이 보수 표심을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역시 전화면접 조사였다.
반면 유일하게 전화면접 조사 방식이 아닌 자동응답방식(ARS)으로 조사한 리얼미터는 이재명 대통령이 50.1%(47.9∼52.3%), 김문수 후보 41.5%(39.3∼43.7%)로 예측, 1·2위간 격차 8.6%p로 실제와 불과 0.33%p 차이로 가장 정확했다.
이러한 차이는 서두에 언급한 샤이 표심 때문이다. 이번 방송 3사 출구 조사는 본투표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투표한 유권자 8만 14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0.8%p였다. 이 조사에 16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는데 문제는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하지 못하는 선거법 때문에 1만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로 시행했다는 사실이다.
반면 자동응답방식은 처음 통화하는 면접원에게 지지후보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화기 버튼을 누르는 비밀투표 방식이기 때문에 샤이 표심을 잘 잡게 되는 것이다. 이번 리얼미터의 자동응답방식 조사에서 열세 후보인 김문수 후보의 득표율을 가장 정확하게 맞춘 이유다. 더구나 컴퓨터로 조사하기 때문에 비용도 적게 들어 이번 조사는 1000만원 예산으로 수행했다.
비싼 게 반드시 고급은 아니고 정확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여론조사다. 여론조사도 가성비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