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업 숨은 보석 '이빨고기'…우리 어장 넓어지나[파도타기]

수과원, 12월부터 남극해역 이빨고기 과학조사 실시
88.3해구 등 그간 연구 없던 지역까지 연구 가능해져
'메로'라 불리는 '고급 생선'…숨겨진 '수출 효자'
남태평양 쿼터도 확보…"생태연구 계속"
  • 등록 2024-11-30 오전 9:00:00

    수정 2024-11-30 오전 9:00:00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이빨고기’라는 표현은 생소하지만, ‘메로’라고 하면 모두가 알 만한 이 어종은 귀중한 원양어업 자원이다. 중요성이 큰 만큼 한국도 남극해, 남태평양해 등에 대한 과학 조사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이 추진하는 남극 해역의 이빨고기 과학조사 해역 지도 (자료=국립수산과학원)
국립수산과학원은 오는 12월 1일부터 남극 해양생물 자원 보존위원회(CCAMLR)가 관리하는 남극해역 88.3해구, 48.6해구에서 남극 이빨고기에 대한 과학조사를 실시한다.

88.3해구는 남극해 중 태평양 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그간 이빨고기의 자원량이 추정된 적 없는 해역이다. 한국은 2016년부터 뉴질랜드, 우크라이나 등과 함께 과학조사를 진행해왔고, 세계 최초로 남극 이빨고기의 생태 특성을 밝혀내는 등 연구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 덕분에 수과원은 88.3해구에서 내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94t의 조사 쿼터를 확보했다.

대서양 쪽에 위치한 48.6해구는 이번에 한국이 처음으로 조사를 승인받게 된 지역이다. 향후 4년간(2025~2028년) 매년 198t의 조사 쿼터를 바탕으로 일본, 스페인과의 협력을 통한 구체적인 생태 연구가 진행될 계획이다.

‘이빨고기’는 흔히 ‘메로’로 잘 알려진 어종으로, 대표적인 ‘고급 생선 요리’의 재료로 꼽힌다. 다양한 조리법으로 활용될 수 있는데, 특히 스테이크 등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기가 높은 어종이다. 이에 수요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남극해를 중심으로 잡히고 있어 어업 허가, 쿼터제 등으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통계청의 어업 생산량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된 이빨고기류는 4236t으로, 전년 대비 19.6% 늘어났다. 최근 5년간 이빨고기는 매년 3000~4000t대 어획량을 올리며 대표적인 원양 어종으로 알려진 가다랑어, 황다랑어 등과 함께 꾸준히 잡히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산물 수출 순위 3위에 오르는 등 전복, 김 등 잘 알려진 품목 외에 숨겨진 ‘수출 효자’이기도 하다.

이빨고기의 인기가 높은 만큼 추가 어장 확보는 원양 어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과제다. 앞서 수과원은 향후 3년간 남태평양 지역에서 연간 최대 240t의 이빨고기 어획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시험 조업을 통해 과학적 자료를 확보하고, 남극 이빨고기와의 연관성 등을 연구하는 것이 어획량 확보와 함께 필요한 과제로, 내년 칠레에서 열리는 남태평양지역 수산관리기구 연례회의에서 공식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수과원은 지속적인 어장 확보는 물론, 수산자원 연구를 위해 이빨고기 어장 확보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용석 수과원장은 “원양산업 현장의 요구에 따른 과학적 지원, 다자간 협력 등을 통해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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