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제조업체들이 몰리고 있는 텍사스의 제조업 활동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가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 주재 기업들의 경영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촉발된 혼란을 “혼돈”, “광기”라는 표현으로 묘사할 정도로 극도로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텍사스에 위치한 테슬라 본사 (사진=AFP) |
|
댈라스 연방준비은행(연은) 28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최근 텍사스 내 8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반적인 기업 활동 지수가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생산은 다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기업들의 향후 전망은 팬데믹 이후 가장 부정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급망 혼란과 예측 불가능성이 주요 원인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자재 및 완제품 가격을 추적하는 지수는 평균치를 훨씬 웃돌았고, 응답자의 약 60%는 관세 인상이 올해 자사 비즈니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대다수 기업은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겠다고 했지만, 약 38%는 가격 전가가 더 어렵거나 매우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 수밖에 없는 탓이다. 지난 4년간 미국 소비자물가는 20% 넘게 상승했으며, 이는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내성이 약해졌거나 구매력이 줄었을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 인쇄업체 관계자는 댈러스 연준에 “관세 문제는 엉망이다. 공급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통보해오고 있으며, 우리는 그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식품 제조업계에서는 “관세와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공급망과 자본 지출 계획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자제품 제조업체의 한 경영자는 “우리는 이미 고객이 관세를 감당할 수 없어서 주문을 취소하는 상황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생산이 지연되고 결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하는 기업들마저도 수요 감소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텍사스는 미국 전체 제조업 생산의 약 10%를 차지하는 주다.
공화당 성향이 강한 텍사스의 한 경영자는 댈러스 연준에 “현재 행정부가 이끄는 방향 자체는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게 될 고통은 예상보다 길고 강도도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