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목되는 탈원전론자 기후부 장관의 ‘원전 고백’

  • 등록 2026-01-09 오전 5:00:00

    수정 2026-01-09 오전 5:00:00

원자력 발전에 대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최근 발언이 주목된다. 김 장관은 그제 국회의 ‘에너지믹스 정책토론회’에서 문재인 정권 때 탈원전 정책 기조에 대해 “국내에 원전을 짓지 않겠다면서 원전을 수출하는 것이 궁색해 보였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자주 나온 자성적 비판이었지만 현 정부의 환경과 에너지 주무 장관이 국회에서 한 말이어서 더 관심이 간다.

이 발언이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올해부터 2040년까지 정부의 중장기 전력수급 종합 계획을 수립하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을 앞두고 나왔기 때문이다. 기후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대형 원전 2기 신규 건설안을 12차 계획에도 그대로 반영할지를 두고 근래 저울질을 해왔다. 특히 아직도 탈원전을 주장하는 그룹을 의식해 공청회를 잇따라 열고 설문 조사까지 하면서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하지만 김 장관이 “우리가 원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한 것이나 “한국은 반도체 같은 굉장히 중요한 산업들이 있어 전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라고 한 것을 보면 내심은 읽힌다. 교조적인 탈원전에서 벗어나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듯하다. 그러나 정책으로 결정을 못 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

기후부는 에너지믹스라는 명분 아래 재생에너지와 기존의 화석에너지 및 원전의 조화를 꾀해 왔다. 재생에너지의 고비용 비효율 불안정성과 원전 안정성 간의 간극이 너무 커 고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안정적 전력 공급과 발전 비용을 감안하면 답은 나와 있다. 현 정부 들어 내세워 온 탄소제로(0)의 실현을 위해서도 원전은 필수다. 더군다나 기후부는 국제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한 터여서 원전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탈원전의 기치를 내건 채 원전 수출을 외친 과거 정부 행태는 궁색한 정도가 아니라 그 자체로 모순이며 국제 사회에서 비판받을 자가당착의 웃음거리였다. 김 장관이 그런 현실을 직시한 것이라면 국익에 부합하는 실사구시의 현명한 판단을 하고 정책으로 실행해야 한다. 12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을 담는 게 그 출발이다. 세계는 ‘전력대란’의 위기를 내재한 채 지금도 에너지 확보를 위해 전쟁도 불사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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