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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4년 기업경영분석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5.6% 수준이다. 여기에 15% 상호관세가 부과되고 이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다고 가정하면 이익률이 단숨에 세 배 가까이 잠식된다. 예컨대 연 매출 1억 달러(약 1385억원) 규모 기업이 미국에 수출할 때 영업이익은 500만 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본사가 관세 전액을 부담하면 1500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사실상 적자로 전환된다.
기업이 직면하는 가장 큰 고민은 ‘누가 관세를 부담할 것인가’다. 소비자에게 관세 부담을 전가할 경우 가격 인상으로 매출 감소와 시장점유율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브랜드 충성도가 약한 소비재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곧바로 대체재로 이동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시장 경쟁력 유지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본선 인도 조건(FOB) 가격 인하를 통해 본사가 관세를 부담하는 전략을 택한다. 그러나 FOB 가격 인하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가장 예민하게 보는 사안이다. 세관은 가격 인하를 통한 관세 축소를 관세 포탈로 의심할 수 있으며, 실제 제재 사례도 존재한다. FOB 가격 인하는 단순한 회계 조정 차원이 아닌 형사적·재정적 제재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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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적·재정적 위험을 피하려면 CBP 예규(binding ruling)를 통한 사전 검증이 필수다. 이를 위해 ‘이전가격’(Transfer Pricing·TP) 정책이 전제돼야 한다. 이전가격은 기업의 동일 기업 집단 내에서 이뤄지는 재화, 용역, 무형자산, 자금 등의 거래 가격을 뜻한다. 이전가격 정책을 세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관세·세무 리스크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이전가격 정책을 통해 가격 책정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거래에서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 CBP는 TP 조정을 인정하기 위해 △수입 시점 이전에 TP 정책 문서 존재 △미국 세무신고에 동일한 정책 반영 △품목별 가격 규정 △회계장부에 정확히 반영 △외부 변수 부재 등 5가지 요건을 제시하고 있다.
‘품목별 TP 정책’이 반복적으로 강조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졌다. 완제품, 부품, 소재 각각에 대해 가격 책정과 조정 방식을 명확히 기록해야 하며, 거래유형별·연말 일괄조정 방식은 CBP로부터 인정받기 어렵다. TP 정책은 수입 이후가 아니라 반드시 수입 이전부터 문서화해야 한다. 이전가격 사전합의(APA)를 신청하고자 하는 기업은 신청 전부터 관세 귀속 구조를 명확히 설계하고, 세무·관세 당국 양쪽을 동시에 방어할 수 있는 논리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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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유력한 대안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 기업의 미국 현지 공장 건설 현장에서 수백 명의 근로자가 구금되는 사태에서 보듯 현지 생산 역시 또 다른 리스크를 동반한다. 단순히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을 짓는 차원을 넘어 미국의 이민법, 노동법, 건설산업 관행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중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한국식 발주·시공 관행을 그대로 적용해선 안 된다. 미국 건설사와 충돌하거나 비자·노동허가 절차를 무시한 채 인력을 파견할 경우 이번 사태처럼 심각한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최적화 검토와 더불어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한 근본적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겠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업 스스로 실행과 대응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한국 제조업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수많은 위기를 돌파해왔다. 위험을 직시한 전략적 전환과 선제적인 실행만이 해법이다. 상호관세 15% 시대, 준비된 기업만이 생존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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