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날개 달린 환율, 돈풀기 지양하고 고물가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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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11-14 오전 5:00:00

    수정 2025-11-14 오전 5:00:00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1470원을 오르내리면서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컸던 지난해 말과 지난 연초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고 저성장 불황 국면이지만 경제가 나름의 궤도에 들어서 있는데도 고공 행진을 하는 고환율을 보면 불안감이 앞선다.

환율은 우리 경제가 처한 여건의 결과이자 종합적인 국제 성적표라는 측면에서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실적이 이어진다고는 하지만 미국발 관세전쟁이 여전한 데다 일본 새 내각의 경제정책도 불확실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대외변수보다 내부에서 상승요인을 찾는 것이 좀 더 정확한 대응책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돈이 너무 많이 풀렸다. 민생지원금이라는 선심성 현금살포부터 논란 속에 확대됐다. 국회 심의에 들어간 내년도 예산안도 올해보다 8%나 급증한 728조원 규모다. 사상 최대의 정부 지출안인데도 거대 여당은 내년도 지방선거를 의식해 더 증액할 공산이 다분하다. 이래저래 정부발 돈 풀기는 상수가 돼 버렸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의 공약과 그간의 정책 기조를 보면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슈퍼 예산’은 내년 한 해로 끝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 재정 건전화 노력은 뒷전인 채 돈을 풀어대면서 원화에 대한 국내외의 신뢰를 정부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외신 인터뷰에서 “시장이 대외적 불확실성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했지만 ‘구두 개입’ 차원이 아니라면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 고환율은 내년 이후의 한국 경제 여건까지 예상하면서 선행해 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

고환율이 무서운 것은 무엇보다 고물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에너지와 식량, 핵심 산업의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까지 모두 고비용 직격탄을 맞게 된다. 그러면서 고환율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는 이전만 못하다는 게 근래의 분석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돈 풀기를 지양하고 고물가에 대비해야 한다. 시장에선 1500원 전망도 예사다. 1500원을 넘어서면 외국인 자금 이탈이 빠르게 진행되며 악순환을 부채질할 위험이 있다. 그 전에 상승세를 막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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