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검토 시점 1년 이상 늦춰져
12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비롯한 당국은 최근 전력시장 지역차등 요금제 도입 검토 시점을 올 하반기 이후로 미뤘다. 원래 지난해 전력 도매시장에 제도를 우선 도입 후 이를 연내 소매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는데, 그 시점에 1년 이상 늦춰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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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경북·경남과 충남, 인천 등 전력 자급률이 높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관련 요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전기요금을 더 낮춰 기업 투자유치에 더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수도권 전력 포화로 어려움을 겪는 경영계에서도 역시 관련 요구가 나온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여한 기업인 정책 간담회에서도 이를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문제는 정부의 지역차등 요금제 도입 추진 의지는 갈수록 약화하는 모습이라는 점이다. 기후부는 도입 예정 시점을 올 하반기 이후로 미뤘을 뿐만 아니라 올해 사업추진 계획에도 ‘도입’이 아닌 ‘도입 검토’로 변경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도입 자체는 확정적이었으나, 올 들어 도입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기 시작한 것이다.
최대 난점은 특정 지역 요금을 낮추려면 반드시 다른 지역 요금을 올려야 하고 그 과정에서 큰 저항이 뒤따르리란 것이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력 자급률이 높으니) 요금을 낮춰달라는 곳은 많지만 그러려면 (수도권 등) 다른 곳에서 요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에 대해선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전기요금 인하만으로 전력 다소비 사업장의 지역 이전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아직 제대로 된 분석이 없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복잡성도 제도 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큰 틀에서 수도권은 전력이 부족하고 비수도권은 전력이 남는 건 분명하지만, 17개 시도로 이뤄진 현 행정구분 체계만으론 이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나눠 요금에 차등을 둘 경우, 수도권이지만 전력 자급률이 높은 인천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고, 17개 시도별 자급률로 요금에 차등을 둔다면 서울은 물론 대구나 광주, 대전 등 지역 거점도시의 요금이 함께 오르는 게 불가피하다.
이 같은 난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제도 도입을 서둘렀다가 자칫 전력 다소비 기업의 지역 이전이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지역 간 갈등만 유발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고민이다.
당국은 충남 서산과 경기 의왕, 전남 등 지난 연말 지정한 전국 7개 지정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을 중심으로 전력 직거래 등 실증을 추진한 후 그 성과에 따라 제도 도입을 신중히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갈등만 촉발할 수 있는 섣부른 요금 차등제 도입보다는 지역 중심의 전력시장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그 실효성부터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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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수는 “지역 차등 요금제를 도입하려면 전체 전기요금 체계를 원가 기반으로 동시에 개편해야 한다”며 “전력 수요의 지역 분산 노력은 계속 필요하겠지만 막상 제도를 구현하려면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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