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161명 '줄사표'…검찰개혁·인력난 속 10년새 최다 퇴직

10년 미만 저연차가 52명으로 3분의 1 차지
검찰청 폐지·특검 차출 인력난에 '엑소더스'
헌법존중TF 가동·검사장 고발 압박에 반감
  • 등록 2025-11-23 오후 2:24:05

    수정 2025-11-23 오후 2:24:05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12·3 비상계엄 정국과 정권 교체 이후 검찰개혁 파고가 거세진 가운데 올해에만 160명 이상의 검사가 옷을 벗었다. 최근 10년 새 최고치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와 동시다발 특검 차출로 인한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검사 퇴직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퇴직한 검사는 161명이다. 지난해 퇴직자 132명을 이미 넘어섰고, 정권 교체기였던 2022년 146명보다도 많다.

연도별 10년 미만 저연차 검사 퇴직자 추이 (단위: 명, 자료: 법무부, 김용민 의원실) *2025년은 지난 10일까지 집계 기준.
특히 10년 미만 저연차 검사 퇴직자가 52명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최근 연도별 저연차 퇴직자 수는 2021년 22명, 2022년 43명, 2023년 39명, 지난해 38명으로 50명을 넘은 적이 없었다. 정권 교체 후인 지난 9월에만 47명이 사표를 내면서 ‘엑소더스’가 현실화했다.

이는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여당의 검찰 개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선에서는 연일 초과 근무를 하며 형사 사건을 처리해왔는데 개혁 대상으로 비판받는다는 불만이 크다. 차호동 전 대전지검 서산지청 부장검사는 지난 9월 사직하면서 “전국적으로 4만건 가까운 형사 사건이 공중에 붕 떠 있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등 새 지휘부가 신속한 사건 처리를 강조했지만, 이미 3개 특검에 100여명이 차출됐다. ‘관봉권·쿠팡 의혹’ 상설특검에도 인력을 파견해야 해 인력난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도 내부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국무총리실 방침에 따라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설치된 TF는 비상계엄 직전 6개월부터 직후 4개월까지 계엄 모의·실행·은폐 행위를 조사한다. 대검찰청은 지난 21일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단장으로 10여명 규모의 TF를 꾸렸고, 법무부도 정성호 장관을 단장으로 TF를 구성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TF 가동에 반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이 개인 휴대전화 제출에 협조하지 않으면 대기발령·직위해제 후 수사 의뢰를 고려하겠다고 밝힌 것에 비판 여론이 높다. 여권이 대장동 항소 포기 경위 설명을 요구하며 집단 성명을 낸 검사장들에 대해 강등·징계를 압박하는 것도 조직 안정의 걸림돌로 꼽힌다.

민주당 법사위 의원들은 지난 19일 박재억 전 수원지검장 등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박 전 지검장과 송강 전 광주고검장은 이미 사표를 내고 조직을 떠났다.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청 폐지로 존립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대장동 항소 포기 등 연이은 사건으로 조직 사기가 저하된 만큼 연말까지 퇴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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