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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복잡한 문제는 그 이후다. 신고자와 피신고자 모두가 조직 내에서 고립되고, 사건이 일단락된 이후에도 관계의 균열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신고 자체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처리 과정이 공정하고 균형 있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기업이 실질적인 대응 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괴롭힘 사건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바로 조직문화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기업에는 보다 전략적인 대응 체계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괴롭힘 신고를 곧장 징계 절차로 연결시키지 않는 것이다. 조사 개시와 동시에 제재를 전제하면 조직 전체가 방어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조사의 목적은 사실 확인이지 처벌이 아니며, 조사 전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감정 대립을 피할 수 있다.
신고 제도의 악용 가능성에 대한 기준도 명확히 설정해둘 필요가 있다. 업무 지시를 거부하거나 인사 불만을 제기하던 직원이 신고를 통해 면책적 지위를 확보하려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은 관리자들의 정당한 권한 행사마저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정당한 업무 기준’이나 ‘고의적 허위신고 대응지침’을 내부적으로 마련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이러한 지침이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에 규정된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에 위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관리자 교육도 실무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법령만 소개하는 방식의 교육으로는 관리자들의 실질 대응 역량을 끌어올릴 수 없다. 실제 자문을 하다 보면 “뭐라고 말하면 법에 걸리지 않나요?”라는 질문이 가장 많이 나온다. 이는 관리자들이 ‘법률 리스크’를 이유로 팀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회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무 사례 기반의 대화법 훈련, 고충 대응 시뮬레이션, 중재 기술 트레이닝이 절실하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는 구성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망이지만, 운영 방식에 따라 조직에 또 다른 긴장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핵심은 ‘신고가 있었는가’가 아니라 그 이후 ‘어떻게 대응했는가’이다. 기업은 제도를 소극적으로 방어하기보다는 조직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는 적극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 출발점은 절차의 공정성과 관계 회복을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 잡힌 전략이다.
■강서영 변호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변호사시험 2회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로스쿨 방문학자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 △(현)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 자문위원 △(현)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현)법무법인 원 소속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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