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없는 것처럼’ 지나간 괴롭힘은 일터의 공기 속에 고스란히 남는다. 무언의 눈치, 피해 가야 할 동선, 불편한 사람과의 회의나 식사 자리. 괴롭힘은 사라지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 내 일상에 잔존한다.
그중에서도 성적 괴롭힘은 위계와 친밀함이 교묘히 결합된 형태로 나타나며, 젠더에 따라 그 양상과 피해의 밀도가 달라진다. 농담처럼 시작된 언행이 조직 내 평판과 커리어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친밀함을 가장한 신체 접촉, 사적인 질문, 외모 평가, 음흉한 농담 등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피해자는 한참이 지나서야 그것이 문제였음을 인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민감하다’, ‘유별나다’는 낙인을 감수해야 한다. 괴롭힘은 사라지지 않고, 대신 말한 사람이 조직에서 지워진다.
괴롭힘을 신고한 사람이 “문제의 근원”이 아니라 “문제 그 자체”로 취급되는 구조도 여전하다. 조직의 신뢰를 깼다는 이유로 분란을 일으킨 사람처럼 낙인찍히고, 실질적으로는 배제되거나 고립된다. 실무상 이러한 사례는 매우 빈번하다.
피해자 보호보다 조직 안정을 우선시하는 태도는 ‘절차적 정리’로 귀결되기 쉽다. 성적 언동, 외모 평가, 사적인 메시지 등 ‘친밀함’을 빌미로 이루어지는 행위는 “그 정도는 다들 참고 넘긴다”는 말로 정당화된다. 그리고 그 불쾌함을 언어화하는 순간, 피해자는 ‘예민한 사람’으로 취급된다.
법률상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임에도, 이를 문제 삼는 데에는 여전히 상당한 용기와 희생이 필요하다. 오늘도 누군가는 그 현실 속에서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다.
2025년, 이 칼럼을 통해 수많은 실무 현장에서 마주한 괴롭힘의 구조, 대응의 한계, 침묵의 압박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 감사했다. 2026년에는 괴롭힘을 넘어, 일터와 노동을 둘러싼 더 다양한 현실을 꺼내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 질문하고, 바꿔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서영 변호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변호사시험 2회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로스쿨 방문학자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 △(현)부산여성가족과 평생교육진흥원 자문위원 △(현)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현)법무법인 원 소속변호사





![[포토]연휴 마지막 날, 이동하는 귀경객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2/PS26021800382t.jpg)
![[포토]설연휴 즐기는 '제34회 평창 대관령눈꽃축제'](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2/PS26021600335t.jpg)
![[포토]'2026 평창 대관령 알몸 마라톤 대회' 함께 즐겨요](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2/PS26021600293t.jpg)
![[포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최가온](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2/PS26021300888t.jpg)
![[포토]한자리에 모인 2026 대한민국 펀드어워즈 수상자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2/PS26021201611t.jpg)
![[포토]고지대 이동약자 편의시설 설치 대상지 현장 방문한 오세훈 시장](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2/PS26021201363t.jpg)
![[포토]장동혁, '국민의힘 오늘 본회의 불참할 것'](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2/PS26021200875t.jpg)
![[포토]설 선물 재래시장에서 구입하세요](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2/PS26021200864t.jpg)

![[포토]미세먼지에 갇힌 종로](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2/PS26021200855t.jpg)

![최순실 딸 정유라, 재판 불출석으로 체포...의정부교도소 수감[only 이데일리]](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2/PS26021800396h.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