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민 끝에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펀드와 같은 패시브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 탄생했다. 바로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뉴베스트가 내놓은 새 모델이다.
이데일리는 한국 시장 진출을 검토하기 위해 방한한 뉴베스트의 에드워트 탈모어 게라 창업자 겸 대표(CEO), 마이클 이시코프 전략 파트너십 헤드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뉴베스트가 사모펀드 시장에 어떤 매력적인 대안 플랫폼을 내놨는지, 이 플랫폼이 투자자에 어떤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들어봤다.
|
에드워드 탈모어 게라 뉴베스트 대표는 “사모펀드와 결혼했다, 사랑에 빠졌다”고 말할 정도로 28년간 사모펀드 업계에 모든 것을 바쳐 일해온 베테랑이다. 사모펀드 수익률은 지난 20년간 대부분의 펀드 뿐 아니라 미국 공적 연기금 등 대형 기관투자자(LP)의 펀드 수익률을 상회했기에 매력적인 투자처였지만, 벽은 높았다. 게라 대표는 그동안 사모펀드 투자자를 자문하면서 대규모 기관투자자가 사모펀드에 투자할 때 겪는 어려움을 목격했고, 동시에 많은 개인 투자자가 높은 장벽 때문에 사모펀드 투자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도 지켜봤다.
이를 해결하고자 지난 2022년 뉴베스트를 설립했다. 게라 대표는 공모시장에서 크게 성장한 패시브 투자 개념을 사모시장에도 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학문적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사모시장에서 자산군 별로 가장 큰 펀드 30~50개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사모펀드의 시장 수익률을 모방하는 방식이다.
게라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점은 최초의 저가 패시브 인덱스 펀드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사모펀드는 운용에 따른 수수료가 비싸고, 재간접펀드는 중복 수수료 문제도 있다. 뉴베스트는 별도의 운용보수를 부과하지 않고 플랫폼 비용을 낮게 책정해 투자자의 최종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뉴베스트는 우선 기관 투자자, 고액자산가, 패밀리 오피스처럼 적격투자자로 분류된 투자자를 타깃으로 점차 사모펀드 패시브 투자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 본격 시동…아시아 거점 ‘한국’ 될 것
뉴베스트는 글로벌 진출에도 적극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 및 아부다비 금융 주간(ADFW) 기간인 지난해 11월 신규 상품인 GET28을 출시했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 지수에 투자하는 플랫폼으로 해당 투자 운용 본부는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DGM)에 꾸릴 예정이다.
또한 아시아 진출 첫 번째 국가로 한국을 꼽았을 만큼 국내 진출에도 적극이다. 게라 대표는 “한국 출자자(LP)는 항상 글로벌 사모시장에 매우 중요하고 수준 높은 시장으로 자리 잡아 왔다”며 “회사가 사모시장의 진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이미 가장 발전될 시장 중 하나로 평가받는 한국에 진출하는 게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전했다.
뉴베스트는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싱가포르, 중국, 대만,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도 나갈 계획이다. 마이클 이시코프 전략 파트너십 헤드는 “한국을 다른 많은 아시아 시장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며 “사모 시장이 자산군으로 발전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관투자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듯, 이번에도 모두가 주목할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뉴베스트의 과제는 틈새 상품을 추가하는 것이다. 예컨대 사모펀드, 사모대출, 인프라, 부동산 같은 핵심 상품 외에도 기술·헬스케어 사모펀드 같은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상품을 만들고자 한다. 에너지 전환과 같은 테마 중심 상품을 비롯해 언젠가 지역 중심 상품도 추가될 것이라 보고 있다. 게라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효율적 방식으로 한국 사모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