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직접 테슬라 차를 시승하고 구매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활동으로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강한 신뢰와 지지를 표한 것이다. 이에 전날 15% 넘게 고꾸라졌던 테슬라 주가는 3.79% 반등했다.
 |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백악관에서 테슬라 차량에 앉아 언론과 대화하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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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경내 사우스론에 주차된 빨간색 테슬라 모델S 운전석에 앉는 모습을 기자들 앞에서 연출했다. 조수석에는 머스크 CEO가 탑승했다.
그는 테슬라 차량에 대해 “아름답다”고 칭찬하면서 “내가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이유는 이 제품이 훌륭하기 때문이고, 이 사람(머스크)이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테슬라에 대해 반대 시위를 펼치는 이들을 겨냥해 “그들은 위대한 미국 기업에 해를 끼치고 있다”면서 “말하건대 테슬라든 다른 어떤 회사든 그렇게 대한다면 우리는 당신을 잡을 것이고 지옥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설 자문기관인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연방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하고 전 세계 인도주의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을 없애자 이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시위가 최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주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테슬라 대리점 인근에서 약 350명의 시위대가 시위를 벌였고, 이달 초에는 뉴욕시 테슬라 대리점 인근에서 시위가 벌어진 끝에 9명이 체포됐다. 테슬라 차량에 대한 불매운동은 물론 차량이나 매장, 충전소 등을 노린 방화나 총격, 기물 파손 행위 등도 보고되고 있다. 이에 테슬라의 차량 판매 실적을 우려하는 월가 전망까지 나오면서 전날 테슬라 주가는 15% 넘게 하락했다.
머스크 CEO는 전날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효율부 업무로 인해 다른 사업들이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대단한 어려움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테슬라 모델 S 시승에 이어 구매를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워싱턴 안팎에서 비판의 대상이 된 머스크 CEO에 대한 중요한 지지 표시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머스크 CEO가 나라를 위해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면서 그를 거듭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신분으로 차량을 직접 운전할 수 없지만 백악관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백악관에서 보관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 시승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에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의 훌륭한 정책에 힘입어 테슬라가 향후 2년 이내에서 미국에서 차량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 투자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평소 전기차에 대한 불만을 자주 토로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상당한 반전’이라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전기차 구매를 독려하는 정책들을 맹비난하며 일부 전기차는 일부 전기차는 약 90마일(약 144km)을 주행하기 위해 5번 멈춰야 한다(충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