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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엽(사진) 파파야 대표는 전시장에서 실내 측위 기술이 필요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반문했다. 이어 그는 “전시장은 빠르게 순환하는 부동산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부연했다. 한정된 공간을 구간별로 나눠 부스로 판매하고 3~4일 뒤 새로운 전시가 들어서는 구조는 부동산 거래와 매우 흡사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서는 유동 인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권을 분석해 가격을 차등화하지만, 전시는 공간 비즈니스임에도 유동 인구 데이터가 없어 위치별 가격 설정이 어렵다”며 “파파야 실내 측위 기술은 단순한 길 찾기 서비스를 넘어 전시 산업의 비즈니스 구조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파야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사용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지도 앱을 만든 두 전문가가 2013년 공동 설립한 회사다. 김 대표는 파파야 합류 전 카카오에서 10년간 지도, 버스, 지하철 앱 기획을 총괄했다.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창립 멤버인 전영준 공동대표는 네이버에서 ‘네이버 지도’ 초기 모델 개발 당시 지도 부문을 담당한 전문가다.
파파야의 실내 측위 기술은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키메스) 현장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활용됐다. 참관객의 행동 데이터 분석 결과는 흥미로웠다. 부스별 누적 방문객 수 순위, 참관객 유형별 선호 부스 순위, 시간대별 밀집도, 참관객 이동 동선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치별 부스 가격 차등화, 시간대별 인력 조정 등 운영 영역부터 참관객 성향 별 부스 추천과 같은 마케팅까지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마이스 산업에서 파파야의 목표를 ‘전시 산업의 완전한 데이터 전환’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해야 하는 시대다. 유튜브가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전 세계 콘텐츠 소비문화를 바꿔놓았듯, 전시 산업도 참관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다양성을 넓혀 산업 지형을 바꿔놓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