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최근 발표한 ‘2025년 세계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이 군사적 역량 측면에서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전략적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 [조선중앙TV화면]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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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미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DIA은 지난 11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조선인민군 전략군 지휘 하에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확대하고 있으며, 무기 체계 정교함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 북한이 고체 연료 추진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화성-19를 시험 발사하고, 단거리 탄도미사일 18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일제 사격 훈련을 실시한 점에 주목했다. 이는 미국 대상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국방 현대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북한이 미국 본토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탄도 미사일 체계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제재 대상 미사일 프로그램을 유지·확장하기 위해 국내에서 생산할 수 없는 품목들을 불법적으로 조달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 및 러시아와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DIA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통해 핵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풍계리 핵실험장을 복구한 후 언제든지 7차 핵실험을 실시할 준비가 됐다는 경고도 포함됐다. 생물학전 프로그램을 갖춘 것으로 보이며, 신경·수포·혈액작용제와 질식제 등을 사용한 화학전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도 북한의 비대칭 전쟁 능력 강화가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이 2023년 11월 자체 제작한 위성발사체(SLV)로 첫 군사정찰위성을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시켰으며, 향후 탄도미사일 기술과 연계해 미국과 동맹국의 위성을 공격하는 기초 플랫폼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암호화폐 탈취, 랜섬웨어 공격 등 사이버 간첩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외국 범죄자들과 협력한 사이버 작전 수행도 활발한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북한은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특수부대를 파견해 현대전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며, 그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SA-22 지대공 미사일 체계와 전자전 장비 등을 지원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은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균형을 맞추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현역 병력만 100만명이 넘으며 예비군 및 준군사 병력도 700만명 이상이다. 특히 북한군 특수작전부대는 남한 침투 역량을 갖추고 있어 강력한 위협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재정난 때문에 노후화된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