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는 중국인”…첫 金 린샤오쥔에 환호 퍼져[중국나라]

중국 귀화한 린샤오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
우승 직후 눈물 흘린 모습 포착, 현지 화제의 키워드로
中 언론, 한국서 갈등 겪으며 이동한 과정 자세히 소개
  • 등록 2025-02-08 오후 6:18:43

    수정 2025-02-08 오후 6:18:43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제9회 동계 아시안 게임이 열린 중국 하얼빈의 한 빙상 경기장. 8일 오전 이곳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전에서 중국 국적의 선수 린샤오쥔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바로 한국에서 활동하다가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임효준이다.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코치진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린샤오쥔이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은 중국 현지에서 큰 화제다. 동계 아시안 게임을 유치, 개최한 중국은 이번 행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하얼빈을 방문해 개막식에 참석했다.

특히 쇼트트랙 분야에서는 한국이 강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개최국인 중국 입장에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린샤오쥔은 이번 500m 결승전에서 우승하면서 중국 국적으로는 처음으로 동계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한국에서 여러번 금메달을 땄던 에이스 선수였으나 중국에선 세계 선수권 등에서만 금메달을 딴 적이 있을 뿐이다.

린샤오쥔은 세계 선수권에서 여러 차례 금메달을 획득한 공로를 인정받아 중국 정부로부터 국제급 스포츠 스타 및 스포츠 스타 칭호인 ‘국제선수’를 받기도 했다. 이미 중국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던 그는 이번 게임을 앞두고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날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인 바이두에서는 ‘린샤오쥔, 우승 후 눈물을 흘렸다’는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시상식에서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 가운데), 박지원(왼쪽). 장성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지 언론들도 경기 직후 고개를 떨구고 울고 있는 린샤오쥔의 모습을 포착해 영상과 사진으로 보도했다. 그가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흘렸다는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중국 현지 매체는 “린샤오쥔은 금메달을 딴 후 곧바로 코칭 스태프를 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며 “오전 내내 경쟁 압박을 받았던 린샤오쥔의 감정은 마침내 이 순간에 풀렸다”고 보도했다.

린샤오쥔의 우승 소식에 한 바이두 사용자는 “그는 중국 대표팀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었고 중국 스케이팅을 한 단계 끌어올렸으니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린샤오쥔은 한국에서 활동하던 당시 2019년 동료 선수에 대한 성희롱 논란이 벌어져 자격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법정 다툼과 징계로 선수 생활에 차질을 겪으면서 2020년 중국 귀화를 결정하고 중국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의 경기장인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은 중국과 한국의 전쟁터”라며 “이 전장에는 중국 남자팀의 주역인 린샤오쥔이라는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한 사람이 있다”고 소개했다.

펑파이는 “린샤오쥔이 한국 쇼트트랙팀의 전 멤버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며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이후 한국 선수 출신인 그는 일거수일투족이 중국 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고 전했다.

린샤오쥔이 중국 선수로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중국 내 인기는 높아질 전망이다. 펑파이는 “중국에 금메달을 안겨주겠다는 그의 소원이 드디어 이뤄졌다. 그는 이제 ‘중국인’이다”라고 지목했다.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박지원, 장성우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린샤오쥔의 금메달 획득을 계기로 중국 네티즌들의 한국 비방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성희롱 사건 등에 대한 판결이 있음에도 한국이 그를 사실상 내쫓았다며 근거 없이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한 바이두 사용자는 “그는 동료 바지를 찢었다는 이유로 1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며 “한국에서 그는 죄가 없지만 유죄였다, 한국에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린샤오쥔이 금메달을 따고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한국의 박지원, 장성우 등 선수들은 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제는 서로 다른 국가의 소속 선수로 경쟁하는 위치에 놓였고 각국 온라인의 여론은 악화하기도 하지만 선수 사이에서 맹목적인 비판과 갈등은 없어 보였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는 온라인 밈으로도 활용되는 ‘오늘도 평화로운 ○○나라’를 차용한 시리즈입니다.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감동과 의미도 줄 수 있는 중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MICE 최신정보를 한눈에 TheBeLT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골프여신의 스윙
  • '강인아, 무슨 일이야!'
  • 한고은 각선미
  • 무쏘의 귀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