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전거 사도 보조금” 돈 쥐어가며 소비 키우는 中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내수 활성화를 최우선 정책으로 삼은 중국이 올해 보조금 사업을 확대한다. 지난해부터 헌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할 때 보상 판매금을 주고 있는데 지방정부들이 자체적으로 대상을 넓히며 소비를 독려하고 있다. 중국의 소비 진작 대책은 중국 경제 회복뿐 아니라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로도 이어질 수 있어 관심을 모은다.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샤오미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올해 소비재 보상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많은 기업도 보조금 판촉을 시작했으며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주요 설비·소비재에 대한 보조금 방안을 발표했는데 보상판매 보조금 대상 가전제품의 수를 기존 8개 항목에서 12개로 늘리고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구입 시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자동차에 대해선 최대 1만5000위안(약 298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중국 경기 침체로 내수가 위축되자 정부 차원에서 보조금을 주며 소비를 독려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보조금 정책을 계속 펼치고 있는데 지방정부가 가세해 혜택을 늘리는 추세다.

CCTV에 따르면 선전시 화창베이의 한 가전제품 매장은 6000위안(약 119만원) 미만 가전제품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정부 대책엔 6000위안 이상 가전제품만 보조금을 주는데 자체적으로 혜택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광둥성은 가전제품과 스마트기기 외에도 폐기된 낡은 전기 자전거(배터리 포함)를 팔고 1500위안(약 29만8000원) 이상 전기 자전거로 교환하는 개인 소비자에게 500위안(약 9만9000원)의 일회성 보조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장쑤성은 가전제품에 대한 보조금의 경우 국가보조금 대상인 12개 항목에서 더해 총 32개 유형에 대해 지방 보조금을 추가해 사실상 대부분 제품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키로 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고효율·에너지 절약 전기 제품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CCTV는 전했다.

하이난성은 주요 쇼핑몰에서 스마트기기 등에 대해 보상 판매와 함께 할인 및 선물을 함께 주는 패키지를 출시해 수요자를 자극하고 있다. 또 초장기 특별국채를 활용해 개인 소비자의 신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특별 기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방정부들이 소비 독려를 위한 보조금 정책을 적극 펼치는 이유는 내수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지난해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초에도 춘절(음력 설) 연휴가 포함됐지만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5% 상승하는 등 소비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재정을 통해 보조금이라도 지급하며 소비를 끌어올리려 하는 것이다.

중국 내에선 춘절 연휴 보상판매가 증가한 점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춘절 연휴였던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소비재 보상판매 대상은 860만대에 달했으며 매출액은 310억위안(약 6조2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소비재에 대한 보상 판매 정책은 올해도 계속 시행될 예정이며 이 정책으로 인한 혜택의 범위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