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UAE)=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대한민국 방산업체들이 아랍에미리트(UAE) 방위산업전(IDEX 2025)에 참가해 중동 공략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기업 총수인 ‘회장님’까지 출동해 수출 협상을 진행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개막 첫날인 17일(현지시간) 오후 UAE 아부다비 국제전시센터(ADNEC) 전시장을 찾았다. 김 부회장이 해외 방산전시회에 참석한 건 그가 한화그룹 방산부문을 총괄한 이후 2023년 폴란드 ‘MSPO’에 이어 두 번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통합 부스를 방문한 김 부회장은 “주요 핵심 고객과의 미팅·환담을 통해 현재 추진하거나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며 “미래 사업 협력을 위한 관계를 공고히 했다”고 전했다.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세 번째)이 17일 UAE 방위산업 전시회 IDEX 2025 현장에서 파이살 알 반나이 UAE 엣지 그룹 CEO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한화) |
|
실제로 김 부회장은 UAE 국영방산기업인 엣지 그룹 파이살 알 반나이 CEO 등을 만나 무기체계 현지 생산과 운영 역량 강화 방안, 무인시스템 개발 협력 등을 논의했다. 엣지는 2023년 에스토니아의 밀렘(Milrem)을 인수하며 무인 무기체계 분야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엣지 관계자들에게 국가 주요 시설 방호 역량 강화를 위한 무인 방공 시스템 구축과 우주항공 및 위성 산업에서의 협력을 제안했다. 조선해양 분야에서도 한화오션과 엣지 조선소간 협업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기존의 방산 분야 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조선·해양, 우주, 에너지 등의 영역으로 협력을 확대해 한-UAE 양국 안보는 물론 현지 경제발전에도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본상 LIG 회장도 전시회 현장을 찾아 방산 수출을 진두지휘했다. 구 회장은 방산업계 오너로는 드물게 중동 전시회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매번 참석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대통령 경제사절단의 UAE 방문에 동행했다. 지난해 UAE 대통령 방한 시에는 ‘한-UAE 비즈니스 투자 포럼’에 참석한 방산기업 중 유일하게 방산을 주제로 UAE와의 각별한 경험을 발표했다.
 | 구본상 LIG 회장(왼쪽 네 번째)이 17일(현지시각) UAE 방위산업전시회 IDEX 2025에서 LIG넥스원 부스를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왼쪽 세 번째)에게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L-SAM’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LIG) |
|
UAE 주요 방산기업 고위급과의 지속적 소통은 물론, 2019년부터 아부다비 자이드 대학과 인턴십을 국내에서 진행하며 젊은 UAE 인재들과 교류도 이어오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2022년부터 천궁-II, L-SAM, 안티드론 시스템 등을 포함한 UAE 방공망 확장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면서 “회장님께서 수십 년 전부터 일궈온 현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K-대공망 벨트 구축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서는 우리 개별 기업들의 단독 부스 뿐만 아니라 ‘통합한국관’이 눈에 띄었다. 방위사업청이 해외 방산전시회 최초로 정부홍보관과 중소기업관을 통합한 형태의 한국관을 꾸린 것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운영하는 중소기업관에 전시장 임차료 등을 지원하는 형태로 국내 방산 중소·중견 기업의 마케팅을 도왔다”면서 “올해부터는 방사청 주관으로 정부홍보관과 중소기업관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정부와 기업 원팀(One-Team)으로 K-방산 공동 마케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사장을 방문한 석종건 방사청장도 통합한국관에 들러 방산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외 판로개척과 K방산의 지속 성장 방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왼쪽 네 번째)이 17일 UAE 방위산업전시회 IDEX 2025 행사장에 마련된 통합한국관을 찾아 참가 기업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방사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