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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는 4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을 파산시킬 수는 없다”며 “미국은 빚의 노예의 길로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다”고 감세 법안의 의회 통과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그는 연방 하원에서 이 법안 통과에 앞장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기자회견 영상에 답글을 통해 “이 법안을 실제로 읽는 사람은 누구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머스크 CEO는 다른 게시물에서는 “새로운 (정부) 지출 법안은 적자를 엄청나게 키우지 말아야 하고, 부채 한도를 5조 달러나 늘리지 않도록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러분을 대표하는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에게 전화해라. 미국을 파산시키는 것은 괜찮지 않다고! 법안을 죽여라(KILL the BILL)”라고 선동하는 글을 올렸으며, 법안을 없애자는 내용의 영어 문장인 ‘킬 더 빌’과 발음이 비슷한 영화 ‘킬 빌’(Kill Bill) 포스터를 게시했다.
머스크 CEO의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에 대한 비판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돼 130일간 활동하고 임기 종료를 알리기 전날 밤 공개된 방송 인터뷰에선 “재정적자를 키우는 대규모 지출 법안을 보게 되어 실망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에서 고별식 이후 나흘 만인 지난 3일에는 “미안하지만, 나는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이 엄청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의회의 지출 법안은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하원을 이끄는 공화당의 존슨 하원의장은 “새로운 법안을 만들 시간은 없다”며 머스크 CEO의 주장을 일축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엑스에 올린 글에서 “미국 국민이 사상 최대의 증세 부담에 직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감세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를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았다. 대신 머스크 CEO가 자신에게 감사를 표한 엑스 게시물을 별다른 설명 없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공유했다. 이는 머스크 CEO가 DOGE에서 물러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한 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 법안에 포함된 4조 달러 규모의 연방 부채 한도 상향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머크스 CEO가 부채 한도 인상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머스크 CEO에게 동조한 랜드 폴 상원의원을 강하게 비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전날 “랜드 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The One Big Beautiful Bill, 약칭 BBB)과, 특히 다가오는 엄청난 성장에 대해 거의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는 모든 것에 ‘반대’ 표를 던지는 것을 좋아하고 그것이 좋은 정치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BBB는 큰 승자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