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은 어디에 위치하고, 그 규모는 어느 수준인가.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 중 하나로,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바닷길이다. 북쪽은 이란, 남쪽은 오만과 아랍에미리트(UAE)에 접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길이는 약 160㎞이며,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은 약 33㎞ 수준이다. 실제로 선박 항로로 사용 가능한 구역은 왕복 6㎞ 너비 (각 방향 3㎞)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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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UAE, 카타르 등 산유국들의 수출 통로다. 전 세계 해상 석유 수송량의 약 25%가 이곳을 지나간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석유류(원유+석유제품)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도 막대해 전 세계 공급량의 5분의 1 이상이 이곳을 통과한다.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 99%가 이곳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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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은 모든 선박과 항공기의 통과 통항이 보장되는 국제 해협이다. 즉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명령할 만한 법적 권한은 없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림펫 기뢰’(잠수부들이 목표 선박 선체에 직접 부착), ‘계류 기뢰’(부력과 중력을 이용해 수면 바로 아래에 있다 접촉 시 폭발), ‘침저기뢰’(해저에 가라앉아 있다가 목표물이 접근하면 부상해 폭발) 등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위협 등에 대비해 해협의 항행 자유를 확보하고자 5함대를 바레인에 상시 주둔시키고 있다. 과거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유조선 보호 작전을 시행하기도 했다.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에서 선박 운항을 방해했다. 후티는 주로 미국, 영국,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들이 해당 해역에 접근할 경우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뒤 미사일과 드론을 선박에 발사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감행해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적이 있나.
△지금까지 현실화된 적은 없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 2011년 서방의 대이란 제재 등으로 봉쇄 위기에 처했지만 결국 전면 봉쇄로 이어진 적은 없다.
―실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 전문가들은 해협 봉쇄가 현실화된다면 국제유가 급등, 세계 공급망 불안정, 해운 및 보험비 급등, 주요 원유 수입국들의 에너지 안보 위협 등을 예상하고 있다. 대형 유조선 운영사들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당장 이 지역에서 유조선을 철수시킬 계획은 없다고 말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가장 의존하는 국가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가장 많은 원유를 수출하는 국가이지만, 자국 영토를 가로지르는 약 1200㎞ 길이의 송유관을 이용해 홍해에 위치한 수출 터미널로 유럽행 선적을 우회시킬 수 있다. 이 경우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남부 해역을 모두 피할 수 있다. UAE 역시 해협에 전적으로 의존하지는 않는다.
반면 이라크는 지중해로 연결되는 송유관이 폐쇄된 상태라서 현재 모든 원유 수출이 바스라 항구에서 출발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도 대체 수출 경로가 없는 상황이다.
이란 역시 자국의 원유 수출에 있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경로에 의존하고 있어 해협이 봉쇄되면 이란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란 석유의 최대 구매자이자 이란의 주요 교역 파트너인 중국의 적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