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 중부사령부(Centcom) 발표와 해운 분석업체 자료를 인용해 이 같은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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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대상 중국 유·화학 겸용 유조선 ‘리치 스타리(Rich Starry)’호는 최근 이 숨바꼭질의 단면을 보여줬다. 이 선박은 페르시아만에서 10일 이상 자신의 위치를 위장한 채 운항하다가 이번 주 호르무즈 해협 밖으로 나오려 했다.
오만만에 진입한 직후 미 해군의 봉쇄 해역 인근에서 갑자기 방향을 바꾼 뒤, 15일에는 이란 연안에 닻을 내렸다.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이 선박은 지난 1주일간 아랍에미리트(UAE) 연안에 정박 중인 것처럼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해운 분석업체 로이즈 리스트 인텔리전스(Lloyd‘s List Intelligence)는 고급 분석 기법과 인적 정보를 통해 신호 스푸핑(위치 정보 위·변조)을 탐지했다. 지난 14일 해협을 빠져나가려 할 때까지 10일 넘게 허위 신호를 흘린 셈이며, 그 기간에 이란산 석유 제품을 적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로이즈 리스트의 브리짓 디아쿤 선임 분석가는 “이들은 탐지 회피에 도가 텄다”며 “이런 수법을 쓰는 선박이 한두 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림자 함대란…러·이란·베네수 연루, 전 세계 1500척
해운 분석업체 탱커트래커스닷컴에 따르면 전 세계 그림자 함대는 약 1500척 규모다. 이 중 600척 이상이 이란산 석유를 운반했으며, 약 60척의 이란 국영 선박도 포함돼 있다.
이 선박들은 트랜스폰더(위치·신원 방송 장치)를 끄는 ’소등‘, 허위 위치 정보를 송출하는 ’신호 스푸핑‘, 해상에서 선박 간 원유를 옮겨 싣는 ’해상환적(STS·Ship-to-Ship transfer)‘ 등 다양한 수법을 구사한다.
첫 48시간 완전 봉쇄…하지만 진입은 열려 있어
미 중부사령부는 봉쇄 시작 후 첫 48시간 동안 어떤 선박도 이란 항구를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군의 복귀 지시에 따른 선박은 9척이었다.
다만 이란과 연계된 선박들은 페르시아만 탈출보다 진입이 수월했다. 제재 대상 컨테이너선 라옌(Rayen)호와 데이지(Daisy)호는 지난 14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내항해 이란 반다르압바스 방향으로 향했다. 선박이 도착하기 전에 목적지를 파악해 차단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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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전문가들은 봉쇄 집행의 실질적 난제로 ’나포 이후 처리‘ 문제를 꼽는다. 미군은 봉쇄를 위해 군함 15척 이상을 배치했다. 이란 해안 근접 배치는 공격 위험이 있어, 아라비아해에서 차단·격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런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케빈 롤런즈는, 미군이 올해 초 베네수엘라 추적 유조선을 영국 항구에 억류한 선례가 있지만, 걸프 국가들과 유사한 협정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해양전략센터의 스티븐 윌스 전 해군 장교는 “봉쇄를 테스트할 선박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해군이 이를 처리할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가”라는 근본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 호르무즈 사태 촉각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가 중동을 통해 들어오며, 호르무즈 해협은 이 공급망의 핵심 길목이다. 이란의 해협 봉쇄 지속 여부, 그리고 미군 봉쇄의 실효성이 국제 유가와 한국의 에너지 수급에 직결되는 만큼 상황 추이가 주목된다.
미국이 봉쇄를 강화할 경우 이란의 협상 복귀 가능성, 반대로 그림자 함대가 봉쇄망을 뚫을 경우 제재 집행의 실효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향후 걸프 인근 국가들이 미군의 나포 선박 억류에 협력할지 여부도 봉쇄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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