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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온라인에서 유명한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을 알게 된다. 김다운은 이희진의 구속 소식에 그가 숨긴 돈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희진 부모의 집주소와 차량번호 등을 알아내 1년동안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그는 2018년 4월 이희진 부모의 차량에 위치추척기를 달고 동선을 파악했고, 2019년 2월에는 범행을 위해 조선족 3명을 고용했다.
가짜 경찰신분증과 가짜 구속영장청구서를 준비한 김다운은 그해 2월 25일 피해자들의 집 앞에서 수사관 행세를 하며 준비한 수갑을 채웠다. 그러나 가짜 경찰이라는 것을 눈치챈 피해자들이 강하게 저항하자 흉기와 둔기 등으로 이들을 제압하고 결박했다. 이 과정에서 김다운은 피해자들에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고문하다가 살해했다. 집 안에는 이희진 일가가 소유했던 고가수입차 ‘부가티 베이론’ 매각 대금 일부인 5억원이 있었고, 김다운은 이를 훔쳤다. 피해자 부부의 시신을 훼손해 부친 시신은 냉장고에 넣어 경기도 한 창고로 옮겼고, 모친 시신은 집 안 장롱에 숨겼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다운은 5억원 중 대부분을 고용한 중국인들에 줬다고 했지만 이는 거짓말이었다. 훔친 돈 일부를 자신의 어머니에게 맡긴 것이었다. 김다운의 어머니는 경찰에 2억 5000여만원을 반납하기 며칠 전 주식 투자에 7000만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의 변호사 비용 4500만원도 훔친 5억원으로 지불한 것으로 밝혀졌다.
잔혹한 사건에도 반성은 없었다. 그는 “강도범행을 한 것은 맞지만 살인과 사체손괴는 제가 아닌 중국인 공범들이 독단적으로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수갑을 착용하지 않고 재판을 받게 해 달라는 요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관련 재판은 무효라는 주장도 폈다. 잔혹한 범행수법으로 경찰이 신상정보를 공개했으나, 이를 극도로 꺼리며 항소심 공판에서 자신의 신상공개와 관련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심에서는 김다운에 “끔찍한 범행에도 불구하고 김다운은 모든 책임을 공범들에게 돌리고 자신은 전혀 잘못이 없고 억울하다는 태도를 보이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성이나 죄책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후 김다운은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지만 법원에서 의사 확인절차를 넘어간 것이 확인돼 1심으로 되돌아갔다.
그럼에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지난 2021년 2월 열린 파기환송심에서도 김다운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그해 7월 열린 항소심에서도 같은 결과였다. 그해 10월 대법원은 김다운에 대한 무기징역 판결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