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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는 9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내가 아무리 우크라이나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스타링크는 절대 단말기를 끄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절대 그런 일을 하거나 그것을 협상 카드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 CEO의 이 글은 그가 스타링크를 빌미로 우크라이나를 협박하고 있다는 다른 엑스 사용자의 글에 반박하면서 올린 것이다. 앞서 머스크 CEO는 같은 날 엑스에서 “내 스타링크 시스템은 우크라이나 군의 척추”라며 “내가 멈추면, 우크라이나 전선 전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엑스 다른 사용자가 이를 또 비판하자 그는 “나는 그저 스타링크가 없었다면 러시아인들이 다른 모든 통신을 파괴할 수 있으므로 우크라이나의 통신망이 붕괴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스타링크를 차단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유럽에서는 스타링크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이용요금 일부를 부담하고 있는 폴란드의 라도슬라프 시코르스키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에 “침략의 피해자를 협박한다는 윤리적 측면을 따로 놓고서라도 스페이스X가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라고 판명된다면 우리는 다른 공급자를 찾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와 15억유로(2조 18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추진 중인 이탈리아 역시 최근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 조르지아 멜로니 내각은 해외에서 근무하는 외교관, 군인 및 기타 이탈리아 공무원을 위한 보안 군사 통신을 위한 5년 계약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및 정보공유를 중단한 데다가 머스크 CEO가 엑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보 동맹을 탈퇴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유럽 정치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는 여론이 이탈리아 내에서 커지며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지난 4일 장관회의에서 변화하는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해 스페이스X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 또한 이 같은 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 역시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한 듯 수습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8일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다만 스타링크가 최대 200Mbps의 광대역 속도를 제공하는 반면 유텔셋은 최대속도가 150Mbps에 불과하다. 단말기 구매비용도 스타링크는 598달러인 반면 유텔셋은 1만달러에 달한다. 이 때문에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극우동맹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앞서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25% 관세에 대응해 스타링크와 체결한 1억캐나다달러(1019억원) 계약을 파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