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말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실시한 결과 핵심 자회사 포스코의 임원 절반 이상이 신규임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위기돌파를 위해 과감한 세대교체를 진행하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 포스코그룹 사옥.(사진=포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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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 전체 임원(사외이사 포함) 61명 중 올해 임원으로 승진하거나 새로운 보직을 맡은 임원은 전체의 60%에 가까운 35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희근 사장을 포스코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하는 등 7개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른 결과로 핵심 계열사 포스코의 주요 임원들도 확 바뀐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하면 인사 폭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를 비롯해 올해 포스코에 합류한 주요 임원들로는 신경철 경영지원본부장, 이유경 구매투자본부장, 오지은 기술전략실장 등이 꼽힌다. 신 본부장은 포스코이앤씨 경영지원본부장과 포항제철소 행정담당 등을 역임한 인물로 포스코의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인사에서 포스코그룹 최초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해 포스코홀딩스 경영지원팀장에서 포스코로 이동했다. 오 실장은 포스코 압연생산기술그룹장, 기술연구원 자동차소재연구소 연구위원 등을 거쳐 포스코 기술 전략을 책임지게 됐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대대적인 인사와 함께 포스코의 비수익사업 구조조정과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발(發) 저가 제품 공습으로 위기에 직면한 사업의 본원 경쟁력을 재차 강화하기 위한 조처였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지난해 4월 매년 철강 사업에서 1조원 이상의 원가절감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포스코는 예상 밖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연결기준) 포스코는 전년 동기 대비 27.3% 늘어난 467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조강 생산량과 판매량 모두 소폭 줄었지만 생산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로 분석된다.
과감한 체질개선에 나선 포스코는 해외 주요 시장에 현지 생산거점을 확장하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인도 1위 철강기업 JSW와 손잡고 현지에 일관제철소를 짓기로 한 뒤 추가 투자 기회도 모색하고 있으며, 현대제철의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에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58억달러(약 8조원)를 투자해 연산 270만톤의 제철소를 만들 계획인데, 포스코는 여기에 투자해 일부 생산 물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