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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남아공 백인이 난민 자격을 부여받은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통상 미국의 난민 수용 절차가 수년이 걸렸던 것과 달리 이들은 3개월만에 미국 땅을 밟게 됐다. 난민 자격은 일반적으로 자국 외 지역에 거주하며 박해 우려로 귀국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부여된다.
공항에는 크리스토퍼 란다우 미 국무부 차관과 트로이 에드거 국토안보부 차관 등이 나와 이들을 맞이했다. 란다우 차관은 “지난 몇 년간 여러분이 겪었던 어려움을 존중한다”며 “미국에서 꽃을 피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남아공에서 차별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난민으로 받아들였다. 남아공에서 나고 자란 백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결정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왜 아프리카 내 기근과 전쟁의 희생자들보다 백인들을 우선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들은 우연히 백인일 뿐이며, 백인이든 흑인이든 그들의 인종은 내게는 상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은 대량학살”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 추방은 물론, 정치적 불안 등을 이유로 그동안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허용했던 중남미 국가 국민들의 미국 체류 허가도 취소하는 등 강경한 이민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면서 남아공 백인에 대해서는 난민 지위를 부여한 것은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남아공 백인들이 인종 때문에 차별을 받고, 취업 기회를 박탈당하고, 폭력에 시달려 왔다고 주장하지만 구체적인 사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이번 결정으로 미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군을 도왔던 아프가니스탄인들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이미 허가를 받은 콩고 시민들을 거부했다는 점만 부각될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