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럼프 세금법안, 역겨운 괴물”…공화당 내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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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2.5조달러 빚폭탄…모든 삭감 노력 무색"
"법안 지지자들 부끄러워해야…본인들도 알 것"
공화당 내부 비난 일파만파…반대표 공개 선언도
백악관·트럼프는 "7월 4일까지 상원 통과" 압박
  • 등록 2025-06-04 오전 11:24:26

    수정 2025-06-04 오전 11:24:2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세제·지출법안인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을 “역겹고 파렴치한 괴물(abomination)”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 이어 이례적으로 거듭 공개 저격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결별을 공식화하는 한편, 공화당 내 반발을 촉발해 법안의 상원 통과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머스크 CEO는 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미안하지만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이 거대하고 터무니없으며, 온갖 특혜성 예산이 가득한 의회 지출 법안은 역겹고 파렴치한 괴물”이라며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이들은 모두 부끄러워해야 한다. 당신들도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논란의 대상이 되는 법안은 트럼프 대통려이 ‘원 빅 뷰티풀 빌’이라고 명명한 대규모 세제·지출 삭감 패키지로, 트럼프 2기 정부의 핵심 입법 성과다. 2017년 트럼프 집권 1기 때 시행한 감세를 영구화하고, 국방·국경안보(이민) 예산 확대, 저소득층 의료·복지 축소, 친환경 에너지 세액공제 폐지, 팁·초과근로 소득 비과세, 자동차 대출이자 공제 신설, 부채한도 4조달러 상향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 법안이 10년간 3조~4조달러의 국가채무를 추가로 늘릴 것으로 추산했다. 그럼에도 이 법안은 하원에서 단 1표 차이(찬성 215표·반대 214표)로 통과됐다.

머스크 CEO는 “이 법안은 이미 엄청난 국가채무를 2조 5000억달러 이상 더 늘릴 것”이라며 “미 국민에게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떠안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끌었던 정부효율부(DOGE)의 연방정부 지출 삭감 등 모든 개혁 노력을 “이 법안이 한순간에 무너뜨린다”고 강력 반발했다.

상원에서 추가 수정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공화당 내 재정 보수파와 중도파 의원들 사이에서 법안에 대한 이견이 커서 논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속한 상원 통과를 압박하고 있다.

머스크 CEO의 공개 저격에 공화당 내 일부 상원의원들도 가세했다. 랜드 폴(켄터키), 론 존슨(위스콘신), 마이크 리(유타), 릭 스콧(플로리다) 등 대표적인 재정 보수파 의원들은 “이 법안은 비도덕적이고(immoral), 절대 지속 불가능하다”며 “5조달러에 달하는 부채 한도 인상, 메디케이드·복지 삭감, 청정에너지 지원 축소 등 모든 면에서 문제투성이”라고 비판했다.

상원 내 공화당 의석은 53석으로 민주당(47석)에 근소하게 앞선다. 3명만 이탈해도 법안 통과가 무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존슨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우리 아이들과 손주 세대의 미래를 위해 이 법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공개 선언했다.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것이다.

공화당 지도부는 “머스크 CEO의 의견은 존중하지만, 상원에서 법안을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은 “머스크 CEO조차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법안”이라며 공화당 내분을 부각하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머스크 CEO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이 법안을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은 미국 경제에 엄청난 성장(GROWTH)을 가져올 승리의 법안이다. 7월 4일 전까지 내 책상 위에 올려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머스크 CEO의 공개 저격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사실상 결별을 의미한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그는 최근 DOGE 수장직에서 물러났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더 이상 책임지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업이 테슬라 등 자신의 기업에 악영향을 줬다”고 주장하며 내년 중간선거에서 ‘마가’(MAGA·트럼프 지지) 후보에 대한 지원도 중단할 뜻을 내비쳤다.

FT는 “머스크 CEO의 잇단 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과 공화당 내 보수파를 결집시키는 동시에, 상원 내 반란과 민주당의 공세를 부추기며 미국 경제·정치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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