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만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이날 점심까지 5개 일정을 소화했다. 인터뷰 와중에도 수행비서가 문밖에서 다음 일정을 보챈다. 몸이 하나뿐인지라 늘 쫓긴다. “차라리 골프라도 배울 걸 그랬어요. 주말에 그 핑계로라도 쉴 수 있잖아요.” 실없는 농담이다. 책상 위 스케쥴 표에는 주말 일정도 빽빽하다.
바쁜 사람을 오래 붙잡을 수 없어서 그냥 바로 물어봤다. 재선 도전할 거냐고. 경기도지사 도전설도 파다했던 참이다. “해야죠, 재선.” 성공한다면 민선 용인시장 최초다. 사실 계엄과 탄핵만 아니었어도 재선은 큰 무리가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만큼 용인시는 민선 8기 들어 ‘상전벽해’였다. 이 시장은 ‘도약’이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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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도 이달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상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다. 통상 4년 반 정도 걸리는 국가산단 지정 후 산단계획 승인이 1년 9개월로 줄어든 덕분이다. 국가산단의 배후단지로 조성될 1만6000세대 규모 이동공공주택지구도 현재 지구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면 토지보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두 개의 거대 산단 개발계획에 발맞춰 국도 45호선 이설·확장, 국지도 82호선 확장, 지방도 321호선 확장·연계노선 신설, 백옥도로 확장 등 도로망 구축도 순항 중이다. 용인시 100년 먹거리를 위한 얼개는 어느 정도 짜맞췄다.
그럼에도 쉴 틈이 없다. 95%에 달하는 공약 이행률에도 불구하고 공약하지 않은 현안들도 산적해서다. “초대형 프로젝트도 중요하지만 시민들 삶에 보탬이 되는 것. 크고 작은 불편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밥 먹을 시간이 달리 없는 게 아니었다. 도지사 대신 시장 재선을 택한 이유다. “도지사가 정치적으로 더 대접받고 대권주자로도 꼽히지만 일하는 재미나 보람은 시장이 더 큰 것 같아요.”
최근에는 숙제가 또 늘었다.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로 남사·이동읍 일대 64.43㎢ 땅이 38년 만에 풀려났다. 경안천 일대 한강수계 보호구역도 해제되면서 포곡·모현읍과 유림동 일대 3.728㎢가 개발이 가능해졌다.
4월말 기준 용인시 인구는 111만895명. 도시기본계획상 2040년에는 152만4000명으로 늘어난다. 앞으로 15년은 광역시로 도약을 준비할 시기다. 이 시장은 “지난 3년 용인시가 도약에 가까운 변화를 보였고 도약은 계속 이어질 겁니다. 새로 얻게 된 방대한 땅들을 어떻게 쓸지도 고민하고 커지는 도시 규모에 맞게 시민 삶의 질도 높여야 하고 할 게 태산입니다”라며 마음을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