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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을 중심으로 F4회의 법제화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먼저 F4 회의 법제화를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F4 회의의 ‘F4’는 거시경제와 금융, 통화 당국 수장 4명을 지칭한다.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이 모여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추진됐다. 회의에는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매주 한 차례 모여 정책 현안을 논의한다.
지난 2022년 6월 미국발 글로벌 통화 긴축과 그해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채권시장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며 정례화했다. F4라는 명칭이 붙은 건 2023년 1월 범 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추 부총리가 “거시금융정책 책임자 4인인 ‘F4’가 원팀 정신으로 긴밀한 공조 하에 합심·협력해 위기 극복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한 데에서 유래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만 민주당 의원실에서 기재부와 금융위에 12월 3일 밤부터 진행된 F4 회의의 회의록을 제출하라고 요청했으나 기재부는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는 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 간 인식 공유와 정책 공조를 위한 비공개회의로서 회의록은 작성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배석자 역시 없다고 설명했다. 김용만 의원실 관계자는 “보도자료가 만들어지는데 배석자도 없고, 회의록도 없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도 질의가 나왔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내란에 따른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회의를) 한 건지, 내란을 뒷받침하기 위한 활동을 하신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F4 회의에서 ‘유동성 무제한 공급’ 결정 등 거시경제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이 있었다”며 “그렇다면 F4 회의를 ‘간담회’라고 피해 갈 것이 아니라 법제화하고 회의록 작성을 의무화해야 여러분이 계엄의 주요 임무 종사자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병환 “비공식적으로 얘기할 구조 필요” 법제화 반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22년 말부터 거시경제·금융 측면에서 ‘컨틴전시 플랜’ 관련해 경제부총리,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어 유동성 무제한 조치를 빠르게, 충분히 하겠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그런 결론이 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때 그런 결론을 내지 않았다면 시장 혼란이 있을 수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만나 간담회 형식으로 비공식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법제화 반대 뜻을 밝혔다. 그는 과거 ‘서별관 회의’를 예로 들며 “이 회의를 법제화하고, 의사록을 남기면 긴밀하게 논의할 부분을 논의하기 위해 (협의체가) 또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