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불닭 효과’에 삼양식품이 식품주 중 사상 처음으로 ‘황제주’(주당 가격이 100만원 이상)에 올라서면서 K-푸드 관련주에 대한 시장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반기 내수 회복 등으로 식품주 전반을 둘러싼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해외 모멘텀이 분명한 종목들은 방어주를 넘어 주도주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16일 서울 한 대형마트 삼양식품 라면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1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K-푸드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인 ‘HANRAO K-푸드’는 연초 대비 13.46% 올라 코스피 수익률(8.54%)를 웃돌았다. 이 ETF는 삼양식품, 오리온, CJ제일제당, 농심 등 4개 종목의 비중이 60%에 달한다.
특히 지난 16일(종가 기준) 삼양식품의 주가가 급등하며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삼양식품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0.59% 뛰며 식품주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황제주에 등극했다. 대표 제품인 ‘불닭 볶음면’ 시리즈의 글로벌 인기에 해외 매출 비중이 80%까지 확대되면서 나타나는 실적 성장세가 주가를 계속해 밀어 올리고 있다.
이같은 불닭 신화에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는 다른 K-푸드 종목들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가공식품 수출액은 21억 2290만달러로 전년 동기(19억 1050만달러) 대비 11.1% 급증했다. 품목별로 보면 라면이 27.3% 급증하긴 했지만 이외 소스류(9.1%), 과자(5.5%), 음료(4.5%) 등의 수출액도 증가세다.
‘초코파이’를 대표 상품으로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는 오리온도 1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오리온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8018억원, 영업이익은 6% 늘어난 1314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의 해외 매출 비중은 이 기간 65%에서 68%까지 증가했다. 오리온의 주가 역시 연초 대비 19.34% 올라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았다.
‘신라면 툼바’를 내세워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농심의 주가도 올 들어 16.85% 뛰었다. 농심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단 전망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신라면 툼바 등 신제품 확대를 통한 메인스트림 중심 성장에 아울러 중국 온라인, 간식점 등 성장 채널별 전용 제품 입점으로 외형 성장 및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해외 사업을 늘리고 있는 식품주의 경우 방어주를 넘어 주도주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의 해외 사업은 실적뿐 아니라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회로도 작용한다”며 “주식시장에서 통상 방어주로 분류돼 왔지만 해외 모멘텀이 더해져 주도주로서의 면모가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