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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디즈니가 만든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백설공주’는 다음달 21일 중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백설공주’는 1937년 디즈니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세계 최초의 풀컬러 극장용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실사화한 판타지 뮤지컬 영화다. 백설공주가 악한 여왕에게 빼앗긴 왕국을 되찾기 위해 맞서는 여정을 다뤘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캐스팅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백설공주하면 보통 하얀 피부에 검은 머리를 늘어뜨린 여성을 떠올리지만 이번 영화는 라틴계 배우인 레이첼 지글러가 맡았기 때문이다.
지글러는 ‘샤잠! 신들의 분노’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등에서 주연을 맡으며 인지도를 쌓은 유명 배우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연상하는 백설공주의 이미지와 다르단 이유로 일부 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도 새 백설공주의 피부색이나 외모를 두고 비판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중국 대표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관련 게시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사용자들은 게시글이나 댓글을 통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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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웨이보 사용자는 “최근 할리우드 영화가 흑인을 주인공으로 활용한다는 걸 알고 있는데 백설공주는 분명히 백인”이라고 지적했다. “백설공주 영화가 나온다는 일정이 나왔는데 백설공주는 하얗다는 내 기억이 혼란스러워졌다”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피부색이 하얗고 아름다운 외모를 갖춘 백인, 남성에 비해 덜 도전적이고 순종적인 여성 등 기존 애니메이션과 영화에서 반복되던 전형적인 캐릭터에 변화를 줘 관객, 특히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려는 디즈니의 시도는 한편으론 용감하단 평가도 받고 있다.
다만 급진적인 캐스팅 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며 오히려 영화의 본질이 묻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심지어 서로 감정이 좋지 않은 중국에서 조롱의 대상도 되는 것이다.
중국 현지 매체는 “디즈니 영화 ‘백설공주’가 중국 본토에서 논란을 일으킬 것”이라며 “많은 네티즌들은 ‘백설공주’가 아닌 ‘흑설공주’라고 조롱하고 여왕(‘원더우먼’의 갤 가돗)이 더 아름답다고 지적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GT)는 27일 ‘백설공주가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번 영화 개봉을 앞두고 중국인을 포함한 전세계 많은 네티즌들은 지글러의 피부색이 원작 묘사와 다르다며 스토리의 진실성에 대한 디즈니의 의지를 의심한다고도 지적했다.
베이징의 영화 평론가 시 웬쉐는 GT와 인터뷰에서 “인어공주나 백설공주 같은 실사 영화의 리부트는 디즈니의 스토리 가뭄에서 비롯되됐다”며 “캐릭터 개발과 스토리텔링에서 더 혁신적인 시도를 하지 못했고 디즈니가 원작 캐릭터 정체성보다 PC를 우선시한다는 인식이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영화산업은 전세계(대부분 중국에서지만)에서 2조원 넘는 흥행 수익을 일으킨 자체 애니메이션 ‘너자2’(나타)로 자신감에 가득 찬 상태다. 우려와 기대를 받는 ‘백설공주’가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할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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