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LG전자(066570) 경영진이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잇따라 동남아를 찾으며 현장 보폭을 넓히고 있다. 조주완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고위 경영진이 인도, 필리핀 등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에서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성장전략을 ‘지역’으로 꼽았는데, 그 중심에 HVAC가 있는 것이다.
 |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지난 9~10일 필리핀 출장 일정을 소화하며 현지 가전양판점을 방문하고 있다.(사진=링크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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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성 LG전자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지난 9~10일(현지시간) 필리핀 법인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 정연욱 ES사업본부 아시아·인도영업담당 상무도 이번 출장에 동행했다. 두 임원진은 현지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사업장을 직접 살폈다.
이재성 부사장은 필리핀 현지 가전양판점도 방문해 기업 간 거래(B2B)뿐 아니라 가정용 냉난방 시장을 함께 점검했다. 그는 가정용 냉난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벽걸이 에어컨 ‘듀얼쿨’을 살펴본 것으로 나타났다. 듀얼쿨은 정면과 하단에서 바람이 나와 기존 벽걸이 에어컨보다 더 빠르게 실내를 냉난방하는 제품으로 LG전자의 주요 공조 제품 중 하나다.
최근 LG전자는 HVAC을 B2B 사업의 중심으로 꼽고 신흥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동남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는 주거·상업 인프라 개발이 활발한 데다 에너지 절약에 대한 수요도 높아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난방, 환기, 냉방을 통합한 HVAC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LG전자엔 ‘기회의 땅’인 셈이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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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HVAC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1746억달러(약 245조686억원)에서 오는 2032년 2570억달러(약 360조7252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5.7%에 달한다. 지난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HVAC 시장 점유율은 49.57%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에 LG전자는 조 CEO를 비롯해 고위 경영진의 동남아 출장 횟수를 늘리고 있다. 조 CEO는 지난달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찾아 B2B 사업을 점검했다. 지난 8일 인도에서 열린 세 번째 현지 가전공장 착공식에는 이재성 부사장 외에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사장, 전홍주 인도법인장 전무 등이 참석했다. 이 부사장은 해당 행사를 마친 직후 필리핀으로 이동해 동남아 시장을 두루 살핀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해부터 HVAC 사업을 담당하는 ES사업본부를 신설해 독립 본부로 운영하며 새로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키우고 있다.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을 4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인데, ES사업본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조 CEO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30년 B2B 등 질적 성장 영역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기존 성장전략에 ‘지역’이라는 전략의 축을 더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지역에서 성장 가속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