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건설사에 대출한 지방銀 연체율 ‘비상’

지역 中企대출 비중 큰 지방은행
기업대출 50~60%가 건설·부동산업
전북·광주銀 건설업 연체율 1% 넘겨
부산銀 고정이하여신 1년새 0.3%p↑
점포 통폐합·디지털화 시중銀과 달리
판관비도 늘어 건전성·수익성 이중고
  • 등록 2025-02-17 오후 6:25:23

    수정 2025-02-17 오후 7:01:34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지방에 악성 미분양 주택들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 건설사와 부동산·임대사업자 대출이 많은 지방은행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부실채권 상·매각을 통해 연체율을 관리하고 있지만 지역 한계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상환능력이 나빠지고 있어 대출 건전성 관리가 더욱 어려워진 모양새다. 영업점 통폐합 등으로 판매관리비를 줄이고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고정비를 낮추기 어려운 데다 금리 인하로 이자 마진도 감소해 지방은행의 수익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4개 지방銀 고정이하여신비율·연체율 쑥

17일 4대 지방은행(BNK부산·경남·JB전북·광주) 2024년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전북은행을 제외한 3개 은행에서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3년말 0.42%에서 1년 새 0.72%로 0.3%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경남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06%포인트 오른 0.45%, 광주은행은 0.04%포인트 오른 0.53%를 기록했다. 전북은행은 0.76%에서 0.75%로 소폭 감소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대출 부실자산이 많다는 의미다.

대출 연체율 또한 부산은행이 0.48%에서 0.62%로 1년 새 껑충 뛰었다. 전북은행은 연체율이 1%를 넘겨 1.09%를 기록했다. 경남(0.34%→0.45%), 광주(0.61%→0.70%)은행 또한 연체율이 상승했다. 특히 경기가 안 좋은 건설업과 부동산·임대업 대출 연체율이 크게 올랐다. 전북은행 전체 기업대출의 43%를 차지하는 부동산·임대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0.9%로 1분기 만에 0.4%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약 5%를 차지하는 건설업 대출은 1분기 만에 0.3%에서 1.4%로 급등했다.

광주은행은 건설업이 전체 기업대출의 7.3%를 차지하는데 연체율이 1분기 만에 0.5%에서 1.1%로 상승했다.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부동산·임대업도 연체율이 0.1%에서 0.6%로 수직으로 상승했다. 최근 자산건전성 지표가 나빠진 BNK금융그룹 계열 은행도 건설업 대출 비중이 높다. BNK금융그룹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건설업 여신잔액은 3조 7370억원으로 총여신의 3.6%를 차지한다. 철강(3.4%), 자동차(2.5%)업보다도 비중이 크다. 건설업 차주 수 또한 5220명으로 다른 제조업(1000~2000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반면 담보·충당금 커버비율은 74.2%로 조선(84.7%), 철강(81.9%), 자동차(80.1%) 등 다른 업종에 비해 낮아 손실발생 시 은행의 비용 부담이 크다.

부실채권 증가 속도 가팔라

은행들도 대출채권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상각, 부실채권매입회사(NPL) 등 다른 업체에 채권을 넘기는 매각을 통해서다. 실제 부산은행은 지난해 한 해에만 5832억원을 상·매각했다. 지난 2022년(1924억)의 3배 규모다. 경남은행도 지난해 4645억원을 상·매각해 부실채권을 털어냈다. 1년 전(2269억원)의 두 배 규모 부실채권을 정리한 것이다.

문제는 은행들이 정리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더 많이 부실채권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은행들은 기업대출의 50~60%를 해당 지역 중소기업에 내주는 데다 이 중 건설·부동산·임대업이 절반 이상이라 건전성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지난해 말 전국 미분양 주택 7만 173가구 중 76%가 지방(5만 3176가구)에 쏠려 있다. 최근 지방 분양단지 9곳 중 7곳이 청약 미달이었고 광주의 한양립스 에듀포레·남울산 노르웨이숲은 청약률이 각 17%, 4%에 그치는 등 지방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방은행들의 판매관리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희망퇴직비용, 고정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이익경비율(CIR)도 덩달아 올랐다. 시중은행·인터넷전문은행이 디지털 전환과 영업점 통폐합을 통해 CIR를 낮추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실제 부산은행 판매관리비는 2023년 6885억원에서 지난해 7456억원으로, 경남은행은 4818억원에서 5184억원으로 증가했다. 광주은행도 판관비가 약 300억원 늘어났다. CIR 또한 부산은행이 지난해 말 기준 46.44%, 경남은행이 47.22%로 상승했고 절대 값도 시중은행(41~43%)에 비해 높다.

이에 지방은행장들은 ‘우량자산 중심 성장’과 ‘리스크 관리에’ 힘을 싣고 있다. 방성빈 부산은행장은 “본원적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며 우량자산 중심의 질적 성장을 강조했다. 백종일 전북은행장 또한 “국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경기상황에서 건성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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